쌍용차 임직원 출근강행 유보…더 멀어진 정상화
법정관리 중인 쌍용자동차의 파업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이대로라면 영영 경영정상화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비해고 근로자 4500명과 협력업체 직원 등 20만명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

쌍용차 직원 3000여명은 16일 공장 가동 정상화를 위해 정리해고자들이 불법 점거 중인 평택공장 안으로 들어가려다 양측 간의 격렬한 충돌에 따른 불상사를 우려해 진입 계획을 철회했다. 쌍용차 직원협의체는 정상 가동의 절박성을 분명하게 밝힌 만큼 당분간은 노조 측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어서 물리적 충돌은 피하게 됐지만,외부 세력 개입 등으로 인해 파업사태가 금명간 해결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불법 점거 계속

당초 공장 진입을 계획했던 쌍용차 직원협의체는 농성장에 쌍용차 직원이 아닌 금속노조 등 외부 세력이 많아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강제 진입을 보류했다.

곽상철 쌍용차 전무는 "우리는 집회를 위해 모인 게 아니라 일터로 '출근'하기 위해 모인 것인데 외부 세력들이 너무 많이 개입했다"며 "법정 관리인이 협상을 다시 벌인다고 한 만큼 이번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더 이상 일을 못하면 모두 다 죽는 수밖에 없으므로 다음 번에는 반드시 공장 안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비(非)해고 직원 3000여명이 '파업 중단 및 생산 재개 촉구' 결의대회를 위해 모인 것은 오전 8시 반.정문에 모인 1000여명의 직원이 잠시 뒤 대회를 진행하자 해고된 노조원의 가족들로 구성된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회원 20여명은 하얀 소복을 입고 이들을 막아섰다. 프레스 생산팀 전모씨가 "우리는 자동차를 만들 때 가장 행복한 사람들 아닙니까. 제발 일하게 해주세요"라며 호소하자 가대위 회원들은 폭언과 함께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결의대회가 끝난 뒤 주변을 돌아 후문으로 향하는 행진이 시작되자 복면을 두른 공장 안 해고 직원들과 금속노조 관계자들은 행진 대열을 따라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쇠파이프를 두드리며 위협하기도 했다. 물류팀의 김모 차장은 "저 안에서 우리 동료들이 복면을 한 채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파업이 벌어지자 외부 세력들이 순식간에 모여들어 동료들을 선동해 사태 해결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호소했다.

◆'경영 정상화' 시간이 없다

쌍용차는 지난 4월24일 이후 계속된 부분파업과 옥쇄파업으로 이날 현재 1280억원의 매출 차질이 발생했고 이달 말까지 공장이 멈추면 손실액이 19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금까지는 지난달 중순 이전 수출차량 대금 등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이달 안에 공장이 정상 가동되지 못하면 유동성이 고갈될 수밖에 없고 향후 경영정상화도 어렵게 된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영업망 붕괴와 협력업체 도산으로 파산이라는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기 직전"이라며 "이제는 남아있는 직원 또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더 이상 파업을 용납할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평택=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