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대선 결과에 대한 항의 시위로 7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을 입는 등 이란 정국이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AP통신은 이란 라디오방송을 인용,테헤란 시내에서 15일 밤까지 진행된 반정부 시위에서 민병대의 총격으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유혈사태로 번지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CNN방송은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헌법수호위원회에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전면 조사를 지시하면서 시위대 숫자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인 100만명으로 불어났다고 밝혔다. 헌법수호위원회는 10일 이내에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헌법수호위원회 대변인은 "부정의혹이 있는 선거구에서 재개표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시위대들은 건물 지붕 위에 올라가 '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는 등 30여년 전 혁명 당시를 떠올리게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은 낙선한 개혁파 미르 후세인 무사비 전 총리를 지지하는 시위대들이 테헤란 시내 한복판에서 10㎞가 넘는 행렬을 만들고 가두행진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시위대에 모습을 드러낸 무사비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어떤 희생도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4000만명이 자필로 작성한 투표용지를 단 몇 시간 만에 개표한 뒤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재선을 발표한 것도 부정선거 의혹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무사비 측은 웹사이트를 통해 일부 지역에선 1000만개의 투표용지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란 사태와 관련,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집회 결사 표현의 자유는 보편적 가치"라며 "(이란 정부가)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