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직 사장과 노조위원장 등이 인사 비리로 구속되는 홍역을 치른 한국농어촌공사가 강도 높은 쇄신안을 내놨다.

농어촌공사는 15일 단체협상을 통한 노조의 인사 개입을 금지하고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개방형 인사심사제'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의 자체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번 혁신안은 지난 3일 1 · 2급 간부 승진 과정에서 전직 사장과 전 · 현직 상임이사 3명,노조위원장 등 7명이 승진 사례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데 따른 쇄신책이다.

농어촌공사는 먼저 노조가 인사 · 경영권에 개입할 수 없도록 단체협약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현행 단체협약 중에서 간부급 인사를 할 때 노조가 의견을 제시하면 사측이 이를 적극 검토해야 하고,노조 간부에 대한 인사는 사전에 노조와 협의하도록 한 조항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공사 관계자는 "선출직 노조 간부를 뺀 나머지 직원의 인사에 대해선 노조가 원칙적으로 개입하지 않기로 노사가 협의했다"며 "공기업 중에서 노조의 인사 불개입을 명문화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농어촌공사는 또 1 · 2급 고위 간부에 대한 승진심사 시스템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현재 10명의 상임이사들로 승진심사위원회를 구성하다 보니 인사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앞으로는 승진심사위원 중 3명은 국민권익위원회,감사원,정부 관련 부처,농민단체 관계자 중에서 뽑기로 했다.

인사 비리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 골프 접대,금품 및 향응 제공 등을 할 경우 1직급을 강등시키고 인사와 관련된 음해성 투서를 할 경우엔 1~2년간 승진 자격을 제한하는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홍문표 사장은 "인사 비리는 부끄럽고 잘못된 일"이라며"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안 된다고 보고 새로운 쇄신책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