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통신산업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화장품 회사의 여성 임원을 전격 영입했다.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고 혁신 바람을 일으키려는 이석채 회장의 용병술이다.

KT는 14일 송영희 LG생활건강 마케팅부문 임원을 전무급인 홈고객전략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송 전무는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IPTV) 유선전화 등 KT 주력 사업의 마케팅 전략을 총괄하게 된다. 세계적 화장품 회사인 에스티 로더를 거쳐 LG생활건강 등 화장품 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송 전무에게 중책을 맡긴 것은 천편일률적인 기존 마케팅 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라는 게 KT의 설명이다. 송 전무는 LG생활건강에서 화장품사업부 마케팅담당 상무 등을 지내며 '오휘' '이자녹스' '수려한' 등의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했다. 2003년에는 '후(后)'를 선보여 고급 화장품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KT는 지난달에는 이동통신사업을 관장하는 개인고객전략본부장에 금융 마케팅 전문가인 양현미 전무를 영입하기도 했다. 양 전무는 미국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사에서 고객관계관리(CRM)를 활용한 마케팅전략,고객관리,로열티 프로그램 등을 이끌었다. 송 전무나 양 전무 모두 여성 임원으로 통신산업과는 무관한 분야에서 일했다. KT는 또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의 영 김(한국명 김일영) 기술 · 혁신그룹 부사장을 그룹전략CFT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