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회복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글로벌 철강제품 가격 인상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로 꼽히는 철강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증시에선 글로벌 철강업황이 회복세로 방향을 잡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일각에선 해외 주요 철강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이 아직 낮은 수준이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포스코 사흘째 상승세

12일 포스코는 3.22% 뛴 43만2500원에 장을 마쳐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달 5일부터 계속된 외국인의 순매수가 주가 강세를 뒷받침했다.

현대제철은 4.92% 상승했고 동국제강은 5.57% 급등했다. 이에 따라 철강업종지수는 3.29% 올라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해외 업체들의 잇단 가격 인상이 철강주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중국 최대 철강회사인 바오산강철이 미국 대만 유럽 등에 이어 다음 달부터 가격을 10% 올리기로 한 게 결정적인 요인이다.

대우증권은 바오산강철의 가격 인상은 세계시장의 철강제품 가격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서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이 증권사 양기인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철강업계의 원료가격 협상 결과 철광석과 석탄값 인하폭이 각각 30%와 60%로 귀결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돼 지난달 초부터 국제 철강제품 가격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원료가격 하락폭을 예의주시하면서 적정 재고를 줄여놓았던 철강제품 수요 업체들이 협상 이후 수요를 늘리자 이에 맞춰 공급 업체들이 그동안 묶여 있던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 센터장은 "내년 4월 원료가격 협상에선 오히려 가격이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많기 때문에 철강제품 가격 하락 압력이 거의 없어 그때까지는 제품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 조짐도 철강제품 가격의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김현태 현대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기 회복세와 함께 철강업황이 좋아지고 있다"며 "경기지표가 호전되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이 1분기 대비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고 말했다.

◆2분기 실적 개선 뚜렷할 듯

철강업황이 호전되면서 철강업체들의 2분기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종합하면 현대제철은 2분기 영업이익이 1492억원으로 1분기보다 55.5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철강은 17.59%,대한제강은 9.47%의 영업이익 증가세가 기대된다.

또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세아베스틸 등은 1분기 영업적자에서 2분기엔 영업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대표 기업인 포스코는 1분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2.77%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원은 "고가 원료가 2분기 실적에 반영되는 데다 지난달 중순 열연코일 가격을 20% 인하했기 때문에 2분기 실적 개선폭이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새로 타결된 원료가격이 반영되는 3분기부터는 실적이 급속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선 남아 있는 변수들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문정업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외 철강업체들의 가동률이 아직 50~60%에 불과하다"며 "가동률 회복이 철강제품 가격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투신권이 철강주 비중을 줄여놨다가 철강제품 가격 인상 호재가 나오자 서둘러 철강주를 펀드에 담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투신권 매수세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철강주 주가의 바로미터로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증가율을 꼽을 수 있다"며 "중국의 투자 관련 지표가 계속해서 호조세를 이어가면 철강주가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