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탱고 음반을 냈어요. 답답한 클래식 공연장에서 벗어나고 싶었죠."

최근 국내 비올리스트 중 처음으로 크로스오버 앨범 'FLOR DE TANGO'를 낸 김가영씨(33)는 "클래식 음악만으로는 대중과의 만남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비올라가 주인공으로 나설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은 대부분 난해한 현대 음악"이라며 "비올라만의 매력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탱고를 연주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뉴욕 메네스 음대를 졸업한 그는 미국 로완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면서 연주 활동을 하다가 2003년에 귀국,인제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부산시립교향악단의 수석을 맡고 있다. 특히 '청소년을 위한 해설음악회'를 기획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청중에게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는 연주자다.

김씨는 "클래식 공연에서 앙코르로 탱고를 연주하면서 탱고 특유의 슬픈 멜로디에 반했다"며 "비올라 음색이 탱고 음악에 딱 맞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탱고 연주가 쉽지는 않았다. 정해진 악보를 따라가는 클래식과는 달리 탱고에는 즉흥적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20여년 동안 전통 클래식만 연주했던 그에게 크로스오버 앨범 제작은 하나의 도전이었다. 그는 "크로스오버 앨범을 낸 것은 '일탈'이 아닌 '진화'"라며 "클래식 활동 못지 않게 크로스오버 음악 활동도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앨범 출시와 함께 이름도 성을 떼어내고 '가영'으로 바꿨다. 새 출발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친한 사람들끼리는 이름만 부르듯 대중들이 자신을 친숙하게 봐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의 '롤 모델'은 첼리스트 요요마다. 세계 최정상급 첼로 연주자인 요요마는 클래식만큼 다른 장르의 음악도 꾸준히 연주해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클래식 연주자 특유의 오만함이 없다.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 요요마의 연주에서는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그는 "요요마처럼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계속 수준있는 연주를 하고 싶다"며"'가영'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공연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호암아트홀,27일 서울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이 열린다.

글=김주완/사진=김병언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