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 엔씨소프트가 인터넷포털 다음을 인수한다는 루머가 11일 증권시장에 나돌면서 다음 주가가 크게 출렁거리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11일 주식시장에서 다음은 전날대비 1300원(3.49%) 오른 3만8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 때 9% 이상 치솟았고, 개인투자자들은 이날만 7만주 이상 다음 주식을 사들였다.

그렇지만 엔씨소프트는 장 마감 직전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다음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며 인수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전문가들은 다음이 인수대상 업체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루머가 지속적으로 양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최대주주인 이재용 전 대표의 지분율이 18%로 그리 크지 않다는 점도 피인수설이 거듭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다음의 매각설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5년부터 KT, 구글, MS, 인터파크 등 국내외 업체들이 나서 다음을 인수할 것이라는 루머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현재 네이버가 독주하고 있는 포털시장에서 그나마 경쟁할 수 있을만한 2위 업체가 다음밖에 없고, 이 때문에 인터넷포털에 진출하고자 하는 업체들에게는 1순위 인수 대상으로 꼽힌다는 것.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무선인터넷과 IPTV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통신사업자 입장에서는 다음 인수로 인터넷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며 "엔씨소프트 같은 게임업체들도 캐주얼게임이나 웹보드게임에서 시너지를 내고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18% 정도 수준이라 높은 편이 아니며, 최대주주인 이재웅 전 다음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라서 더욱 매각설이 유력하게 떠돌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살 사람은 많지만, 문제는 파는 쪽의 의향이다. 이것은 이재웅 전 대표의 의사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현재 다음의 최대주주로 지분 18%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2007년 9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경영에서 손을 뗀 상태다.

다음의 시가총액은 5000억원 정도로 이 전 대표의 지분가치는 1000억원 정도. 하지만 지난해 넥슨이 게임업체 네오플을 4000억원 가까운 금액에 인수한 것을 돌이켜볼 때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한 적정 매각금액이 얼마가 될지는 쉽게 추측하기 어렵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 전 대표는 지난해 디앤샵 매각 등을 통해 현금을 많이 보유한 상태일 것"이라며 "당장 큰 자금이 필요하지 않은 이상 급하게 내놓을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