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와 공룡은 한번도 지구를 공유한 적이 없다.

인류가 지구에 출현한 시기는 많이 올라가봐야 700만년 전 투마이 원인이다. 그런데 공룡은 6500만년 전 멸종했다. 멸종한 공룡이 지구에 다시 나타나 인류와 공존할 수 있을까. 미국의 공룡 영화 '쥐라기 공원'처럼 말이다. 쥐라기 공원에서는 호박 화석에 갇힌 모기의 피에서 중생대 쥐라기의 공룡 유전자를 뽑아내 복제에 성공했다.

이런 인위적인 방법 말고 공룡이 다시 지구에 출현할 가능성은 없는 걸까. 기후 조건만으로 볼 때 금세기 말이면 도시 숲을 누비는 공룡을 볼 수도 있다.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공룡이 지구의 주인이었던 중생대에는 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섭씨 5~10도 높았다. 유엔의 최근 보고서 등에 따르면 온난화 속도가 빨라져 앞으로 100년 동안 최대 6.4도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생대 기후와 비슷해지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기후 변화로 현재 지구 생물의 95%가 멸종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인류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니 공룡이 다시 출현하면 지구는 공룡 차지가 되고,인류와 공존할 확률은 거의 없는 것이다. 지난 1세기 동안 0.74도 올랐을 뿐이다. 그런데 지구 전체가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1~2도 더 오를 경우 생물종의 3분의 1이 멸종할 것이라고 한다.

온난화의 책임은 대부분 인간에게 있다.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과 산림 파괴 때문에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증가한 것이 주요인이다. 지금 온난화의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온다. 이명박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 드라이브를 걸고,지난 1~2일 제주에서 열린 한 ·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펼친 '녹색 외교'도 그 화급성 때문이다.

온난화가 부른 기후 변화 문제는 금세기 내내 모든 국가에 부여된 최우선 과제다. 따라서 앞으로 기업은 녹색산업을 선점하고,환경 마케팅을 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국가적으로 보면 녹색성장을 국가 브랜드와 연계하는 방안도 효율적일 수 있다. '그린 코리아'를 국가 브랜드로 내걸고 수출 상품에 'GK'(그린 코리아) 마크를 부여하는 것이다. 예컨대 휴대폰이나 반도체 등에도 외국 제품보다 더 친환경적이거나 환경보호 활동을 많이 하면 마크를 부여해 '환경 보호'란 코드로 묶는 것이다.

개인도 온난화를 늦출 수 있는 저탄소 생활을 실천해야 한다. 친환경 제품을 쓰고,나무 심기와 대중교통 이용,물과 에너지 절약 등을 생활화해야 녹색성장을 도울 수 있다.

녹색성장은 이제 비즈니스를 뛰어넘는 너와 나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공룡에게 지구를 통째로 내어주지 않으려면 국민과 기업,정부가 한마음으로 그린 코리아를 구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