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대만 쇼크'와 '대북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동반 급락했다.

9일 코스피지수는 거래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21.46포인트(1.54%) 하락한 1371.84으로 끝나 이달 들어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11.15포인트(2.11%)나 급락한 517.96으로 마감,한 달여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대만 증시는 하루 전 3.3%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3.2% 밀리며 아시아 증시의 동반 약세를 이끌었다. 일본과 호주 증시도 각각 0.80%와 0.89%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0포인트 이상 오르며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물시장에서 9000억원대의 대량 매도에 나서자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며 마감 시간이 다가올수록 낙폭이 커지는 전형적인 '왝더독' 장세를 보였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 공세에 자극받은 기관이 4000억원에 달하는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아 투자심리를 더 악화시켰다.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에 가담했지만 기관 매물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아시아 증시의 동반 약세는 대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데다 한 외국계 증권사에서 대만 증시에 대해 강한 '매도'의견을 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한 때문이란 분석이다.

또 중국인의 대만 은행에 대한 투자 등 두 나라의 금융분야 협력이 연기될 가능성이 대두된 점도 대만 증시를 끌어내렸다.

코스피지수 하락에는 북한 리스크도 일부 작용했다. 정부에서 북한 3개 기업에 대해 사상 첫 금융제재에 들어갔다는 소식에다 폐장 무렵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흘러나와 낙폭이 커졌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