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 가려 해도 열흘 전에 미리 방북을 통보해야 하니 공장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겠습니까. "

개성공단에서의 전면 철수를 결정한 의류업체 개성스킨넷의 김용구 사장(41 · 사진)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철수를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로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한 통행 불편을 꼽았다. 개성공단 내 330㎡(100평) 정도의 공장에다 방직 기계 5~6대를 갖추고 모피 의류를 생산해 온 이 회사는 지난 8일 개성공단에서 철수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폐업 신고서를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측에 제출했다.

김 사장은 "올 들어 북한 당국이 '남측에서 사람이든 물건이든 개성공단으로 들어오려면 꼭 열흘 전에 알리라'는 통보를 해 왔다"며 "당장 오늘 무슨 일이 생겨 들어가야 하는데도 통행이 막혀 피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이같이 통행이 너무 불편한 데다 올 들어 주문량까지 급감해 공단 철수를 결심하게 됐다"며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 대부분이 원활한 인적,물적 통행이 되지 않아 불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또 "현대아산 직원 억류 후 근로자들이 신변상의 위협을 느꼈던 게 사실"이라고 말해 신변상 위험도 철수 배경이 됐음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다시 개성공단에 입주할 가능성이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편 정부는 개성공단에서 자발적으로 철수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대체부지 제공 등 별도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북한 측이 투자 재산을 몰수하거나 기존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지 않는 이상 투자 손실을 정부에서 책임 지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장성호/이태명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