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 시장이 프로그램 매물에 크게 휘둘리고 있다.

급락 하루만에 반등세를 보이던 5일에도 코스피 시장은 프로그램 매물에 발목이 잡히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11시 7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69포인트(0.20%) 오른 1380.83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뉴욕 증시의 상승반전 소식에 1% 이상 오른 1392.63으로 출발한 이후 30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장중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외국인은 최근 대규모로 선물 순매도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 선물시장에서 7666계약 순매도한 것을 포함해 최근 5거래일 동안 2만355계약 순매도했다. 3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이후 전날까지 누적 선물 순매도는 2만2109계약에 달한다.

이같은 외국인들의 대규모 선물 매도로 현선물간 가격차인 베이시스 약세를 보이면서 최근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5월 이후 나온 프로그램 차익매물만 2조6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더불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단절되며 비차익 매도까지 가세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중요한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선물 매매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 진행 중인 외국인들의 대규모 선물 매도는 부정적이지만 향후 시장이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이는 외국인들의 선물매도여력이 한계에 다다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외국인은 선물을 순매수하면서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원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들의 선물 누적 매도 포지션은 지난해 이후, 롤오버 포함시 약 5만1000계약으로 추정된다"며 "지난 3월 시장이 바닥을 만드는 과정에서 외국인들이 쌓았던 최대 누적 순매도 포지션까지 매도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외국인들은 이제 매도 한계치에 도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외국인들의 선물 포지션은 일정한 박스권 안에서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다.
[초점]외국인, 선물 매도 줄어들까?
원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가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에서 프로그램 잔고 역시 경험적인 바닥권에 진입, 향후 수급구도에 있어 매우 긍정적인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매수로 돌아설 경우, 대규모 차익매수도 유입될 전망"이라며 "지난 3월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순매수로 돌아서는 과정에서 대규모 차익매수가 유발됐던 패턴이 재현될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경우 최대 2조원의 프로그램 매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급여건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 증가세는 다음주인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기존의 선물 매도포지션에 대한 롤오버 증가의 영향이 있다"며 "외국인이 근월물에서 차월물로 롤오버한 누적 선물매도 계약수는 대략 1만4000계약 정도로, 이는 최근 외국인 선물매도가 단기매매가 아닌 하락 베팅의 성향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초점]외국인, 선물 매도 줄어들까?
외국인이 코스피200지수 170선 이하에서 매수 우위를 보였고 170선 이상에서는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 연구원은 "단순하게 현재 코스피200지수와 외국인 매매 추이를 고려해보면 외국인 선물 순매도가 역사적 저점 수준에 있다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단 기적으로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가 좀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프로그램 차익매도를 자극해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국내 증시에 단기 하락 압력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