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휴대폰이 세상에 나온다. '

삼성전자는 오는 15일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휴대폰 신제품 공개에 앞서 '삼성 언팩'이라는 호기심 유발 사이트(samsungunpacked.com)를 3일 열고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언팩은 제품 박스를 개봉한다는 의미로,삼성은 이번 이벤트를 통해 올 하반기 세계 시장을 공략할 전략 모델의 홍보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휴대폰 화질 경쟁 주도한다

삼성 언팩 사이트에는 제품 공개일까지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카운트다운 시계가 초 단위로 돌아가고 있으며 엑스레이로 투시한 휴대폰 사진,출시 행사 장소 등에 대한 정보가 공개돼 있다. 회사 측은 15일 영국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등 3개국에서 제품 출시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신제품은 기존 일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화면보다 4배가량 선명한 WVGA(800×480픽셀)급 AM OLED 화면을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으로 고화질(HD) TV에 버금가는 영화 드라마 등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햅틱 시리즈'로 터치스크린 휴대폰 시장을 선점한 데 이어 다양한 AM OLED 화면을 탑재한 제품으로 화질 경쟁을 주도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09'에선 옴니아HD 울트라터치 등 AM OLED폰을 선보이며 화질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최근 영국 시장에서 휴대폰이나 PC에서 영화 드라마 등을 내려받아 볼 수 있는 '무비 스토어'(samsungmovies.com)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화질을 내세운 삼성 휴대폰의 전략과 관련이 깊다. 소비자들은 삼성 무비 스토어에서 다양한 비디오 콘텐츠를 다운로드받아 PC에서 바로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휴대폰으로 전송해 언제 어디서나 보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하드웨어(휴대폰)와 소프트웨어(영화 등)를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얘기다. 삼성은 올해 터치폰에 AM OLED 탑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임을 예고해 놓은 상태다.

◆이동통신 진화=보는 휴대폰

이 같은 삼성전자의 빠른 행보에 노키아도 최근 800만화소 카메라를 장착한 고급 휴대폰 'N86'에 AM OLED 화면을 탑재하며 화질 경쟁에 뛰어들 태세다. 세계 휴대폰 1,2위 업체인 노키아와 삼성전자의 고화질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다른 업체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노키아와 삼성전자의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후발 업체들은 경쟁에서 자칫 시기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이 '통화를 하는 제품'에서 '보는 제품'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은 와이브로와 같은 각종 무선 인터넷 등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도 한 배경이다. 전 세계적으로 3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빠른 속도로 모바일 인터넷이 가능해졌다.

또 영화 TV 게임 사진 등의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받을 수 있게 되면서 휴대폰은 '보는 기능'이 강화된 멀티미디어 기기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TV 시장에서 HD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고화질 HD TV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과 마찬가지로 휴대폰 시장에서도 고해상도 AM OLED를 장착한 제품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