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 재무구조가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창출 및 단기지급 능력도 약화됐다. 그러나 전분기대비 수익성은 다소 나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상장 등록법인 등 1534개 업체를 분석해 1일 발표한 '2009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매출액은 247조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0.6%로 감소했다.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2003년 3분기 이후 5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제조업은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국내외 수요 부진 등으로 매출액이 3.8% 줄어들었다.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비제조업은 건설업과 전기가스업의 활약에 힘입어 매출액이 4.9% 늘었다.

전반적인 매출액 감소로 수익성도 악화됐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은 매출부진 등에 따른 원가부담 증가로 작년 동기보다 2.7%p 하락한 4.7%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실제 올린 이익을 나타내는 지표인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은 2.3%로 4.4%p 떨어졌다.
이는 국내 기업이 1천 원어치를 판매해 23원을 벌었다는 의미이다.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이 급감한 것은 환율 상승에 따른 순외환손실과 차입규모 증가에 따른 순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외수지가 큰 폭 적자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조사대상 기업의 1분기 외환차손은 11조4500억원을 기록했으며, 외화부채를 원화로 환산한 손실인 외화환산손실은 8조5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하는 능력을 뜻하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제조업의 경우 영업이익 감소와 이자비용 증가로 작년 1분기 787.3%에서 338.7%로 급락했다.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인 기업, 즉 적자기업의 비중은 전체 제조업 중 31.0%로 전년동기(22.6%)보다 늘었으며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업체(100% 미만)의 비중은 40.6%로 작년 동기 대비 8.3%p 상승했다.

기업의 재무구조도 크게 악화됐다.
1분기 현재 조사대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116.2%로 작년 말보다 7.9%p 상승했다.
2003년 1분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말보다 1.9%p 상승한 26.3%를 기록하면서 2004년 2분기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 및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자금부족 해결, 유동성의 선제적 확보를 위해 회사채 및 차입금을 통한 자금조달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의 빚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