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경호팀이 사고 당일 기동성을 상실한 채 안이하게 대응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호팀은 이 같은 근무기강 해이를 숨기기 위해 경찰에 사건 시간대를 조작해 진술했다는 의혹마저 사고 있다.

지난 27일 경남지방경찰청이 발표한 수사 결과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을 경호하던 이병춘 경호관은 오전 6시17분께 부엉이 바위로 되돌아와 "잠깐 대통령 심부름을 다녀온 사이 대통령께서 보이지 않는다. 내려오시는가 확인하라"고 휴대전화 단축키를 사용해 동료인 사저 경호동 신 모 경호관에게 연락했다. 이 경호관은 오전 6시23분과 6시30분 두 차례 더 전화를 걸어 신 경호관에게 노 전 대통령을 찾아보라고 했다. 이어 이 경호관은 부엉이 바위로 돌아가 노 전 대통령을 발견했다. 그리고 오전 6시45분 "사고가 발생했으니 차를 대라"고 경호동에 연락한 뒤 오른쪽 어깨에 노 전 대통령을 메고 공터쪽으로 뛰어내려왔다.

그러나 이 같은 이 경호관의 진술에 따른 경찰의 발표는 시간대가 잘못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한 경호팀이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을 오전 6시45분 이전에 발견했지만,기동성을 상실한 점을 감추기 위해 시신 발견 시간을 늦춰 진술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시신 수습 장면을 목격한 봉하마을의 이모씨 부부는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때가 오전 6시30분이 안됐지.경호관으로 보이는 사람이 노 전 대통령을 어깨에 부축하는 모습을 봤지.다른 경호원은 아무도 없었고,혼자였지.확실히 혼자였어"라고 말했다. 경호관들이 함께 정토원과 부엉이 바위 주변을 수색하다 내려왔다는 경찰의 발표는 물론,오전 6시45분께 시신을 발견했다는 이 경호관의 진술과도 다른 증언이다.

이 경호관은 또 오전 6시45분 사고 발생 후 차를 대라고 경호동에 연락한 뒤 차량이 출동해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진술했다. 이는 사저 경호팀이 전화를 받자마자 차량을 출동시키는 등 신속한 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경호관이 무전기로 통신을 했으면 통화 기록을 체크,정확한 시간대를 밝힐 수 있는 데도 이 경호관은 무전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창원=김태현/신경원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