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제동 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지난 2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한 편의 일기가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A4 두 페이지 분량의 이 일기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녹아 있다.

김 씨는 "인권변호사로서의 세월과 서슬 퍼렇던 권력에 던진 노 전 대통령의 명패, 삼당야합에 반대했던 순수함, 지역주의의 반대편에 서왔던 그 용기, 평검사들과의 대화에서 보여줬던 순진무구함 등"을 언급하며 "뇌물이었던 아니든 간에, 가신 분에게 살아 숨쉬는 사람들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다하는 것은 어떨까요"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많은 네티즌들이 댓글 등으로 동감의 뜻을 전하고 있다.

김 씨는 또 "세상의 모든 비겁하고 겁많고 힘없는 사람이 대통령만큼은 아니지만 비명이라도 지를 수 있는 창을 만들어 주실 줄 알았다"면서 "그렇게 가시면, 죄 있다고 가시면, 법도 잘 아시고, 변호사도 하시고, 최고의 변호인단도 가지고 계시는 분이 그렇게 가시면, 저희는 어떻게 하냐"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오래오래 스스로에게 힘드셨더라도 저희들에게 힘이 돼 주셨어야 했다"며 "세상 어떤 좋아 보이는 자리도 그만한 어려움이 따른다는걸 꼭 명심하고 더 열심히 살겠다"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글의 말미에 술 기운을 빌어 글을 쓰게 됐음을 밝히며 "그립습니다...사랑합니다..."라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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