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차만별' 가입 조건 잘 따져야

'가면', '유면', '부무', '요자'.. 불황기에 통신 비용을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온라인을 통한 휴대전화 쇼핑이 증가 추세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휴대전화 쇼핑몰에서는 통신사와 휴대전화 모델, 구매 조건에 따른 다양한 은어들이 사용되고 있으나, 상당수 소비자들이 이들 용어를 이해하지 못해 쇼핑에 어려움을 겪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많은 형편이다.

여기에 복잡한 구매 조건 역시 소비자의 혼선을 키우고 있지만 반대로 이들 용어와 조건만 잘 안다면 싼 값에 휴대전화를 장만할 수 있다.

이들 몰에서 사용하는 은어들은 구매 조건에 따라 크게 가입비와 유심칩, 부가 서비스 등 분류로 나뉠 수 있다.

우선 쇼핑몰들이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이통사 보조금을 활용해 가입비를 면제해주는 경우 '가입비 면제'라는 의미의 '가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가입비가 있을 때는 '가유'라고 표시한다.

일반 대리점에서 휴대전화와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유심칩 역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공짜로 얻을 수도 있다.

이는 유심칩 비용 면제라는 의미의 '유면'에 해당하는 경우이며, 유심칩 비용을 후납하는 경우 '유후'라고 한다.

'유심유'라는 말은 유심칩 비용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휴대전화 구입비를 더 줄이기 위해서는 이통사의 부가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경우 '부유'라고 적힌 모델을 찾으면 된다.

'부유'는 부가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는 의미이며, '부무'는 부가 서비스가 없는 경우다.

이밖에 '요자'는 요금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채유'는 할부 구입 시 지불해야 하는 2만원 상당의 채권료가 있다는 뜻이다.

이들 용어를 숙지했다면 추가로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을 따져봐야 한다.

우선 할부 판매인지 아닌지, 할부라면 기간이 몇 개월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최근 판매 조건을 살펴보면 할부 판매를 공짜폰인 것처럼 광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경우 소비자들은 실제로는 매달 통화 요금에 단말기 가격도 할부로 내야 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요금제를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저렴한 모델일수록 구매 조건으로 특정 요금제를 지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단말기를 싸게 구입하고도 12개월 또는 24개월간 고가의 요금제를 유지하게 되면 결국 고가 단말기를 할부로 구매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결과다.

나중에 요금제를 변경하려 해도 위약금 탓에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실제로 가입되는 회사가 어느 곳인지 확인해야 한다.

일부 쇼핑몰에서는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이 아닌 별정 통신사로 가입자를 유치하면서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별정 통신사는 이통 3사와 계약을 맺고 별도의 가입자를 모집하는 회사로, 이들 업체 가입자는 일반 가입자에 비해 혜택폭이 적거나 추후 번호 이동 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경우가 많다.

이통 3사의 홈페이지에 없는 요금제로 가입을 권한다면 별정 통신사일 확률이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싼 값에 휴대전화를 사려는 소비자는 늘고 있지만 이통사와 대리점의 정책이 워낙 천차만별이고 복잡해 무턱대고 싼 것만 찾다가는 소비자만 피해를 보기 십상"이라며 "구매 조건을 꼼꼼히 따진다면 얼마든지 좋은 조건에 통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