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을 보여주기 위해 입는다. '

노출의 계절인 여름이 다가오면서 '화려한 속옷'이 급부상하고 있다. 종전 피부색에 가깝던 속옷 대신 과감하게 드러낼 수 있는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속옷들이 각광받고 있는 것.

특히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겉옷이 훤히 비치는 '시스루(see through) 패션'이 유행하면서 레오파드(호피무늬) 등 화려한 무늬나 짙은 컬러의 브래지어가 인기다. 란제리 브랜드 '비비안'에서는 여름엔 잘 팔리지 않던 검은색 브래지어의 5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80%나 급증했다.

보석,구슬,레이스 등 독특한 장식으로 어깨 끈을 강조한 브래지어들도 민소매 원피스나 튜브탑을 입을 때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비비안에서는 장식이 눈길을 끄는 어깨끈(사진)을 따로 내놨는데 이달에만 매출이 35% 이상 늘었다. 패션속옷 브랜드 '예스'도 올여름 시즌을 겨냥해 브라컵 윗부분에 레이스를 달거나 화려한 무늬로 디자인을 덧댄 'Y-girl' 라인을 출시,5월 매출이 20% 이상 신장했다.

밑위길이가 짧은 청바지에 팬티라인이 살짝 드러나게 입는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남성들 사이에서도 패션 속옷이 각광받고 있다. '리바이스 바디웨어'는 청바지 무늬로 프린트한 남성용 드로즈(타이트한 사각팬티)를 지난달 1000장 한정판으로 내놨는데 2주 만에 매진됐다. 이에 리바이스는 드로즈를 아예 주력 상품군에 넣어 추가로 생산해 판매 중이다.

우연실 비비안 디자인실장은 "더워진 날씨로 노출이 많은 여름 옷을 입기 시작하면서 속옷에 신경쓰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며 "겉옷의 노출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속옷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아예 드러내고 입을 수 있도록 속옷들도 화려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