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19 · 하이마트)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4억원)에서 연장 아홉 번째 홀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시즌 첫승을 올렸다.

유소연은 24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GC(파72)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최혜용(19 · LIG)을 맞아 18홀 정규라운드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연장 아홉 번째 홀까지 가는 27홀 '혈투'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유소연은 생애 최다상금인 1억원의 주인공이 됨과 동시에 지난해 최혜용에게 신인왕 타이틀을 뺏긴 설움을 씻어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최혜용과 함께 금메달을 딴 뒤 프로로 전향한 유소연은 이번 우승이 프로통산 2승째다.

유소연은 이날 1,3번홀에서 잇달아 버디를 낚으며 전반에만 3홀 앞서 나가 손쉬운 승리가 예견됐다. 그러나 최혜용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들어 야금야금 간격을 좁혀 온 최혜용은 17번홀(파4) 버디로 승부를 원점(올 스퀘어)으로 돌린 뒤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은 18번홀(파5)에서 계속 치러졌다. 두 선수는 좀처럼 버디를 낚지 못하고 파행진을 거듭했다. 위기에 빠지고도 기막힌 어프로치샷과 퍼트로 파를 세이브했다. 경기위원회에서는 무려 아홉 번이나 홀 위치를 바꿔야 했다. 마침내 연장 아홉 번째 홀 대결.유소연이 4m 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하자 최혜용은 그보다 짧은 2.5m 거리의 퍼트를 실패하면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4강전과 결승이 함께 치러진 것을 감안하면 '2009매치 퀸'이 가려지기까지 무려 12시간 가까이 걸린 셈이다. 연장 아홉 번째 홀 승부는 KLPGA 사상 두 번째로 긴 연장전이다.

3,4위전에서는 정혜진(22 · 삼화저축은행)이 이현주(21 · 동아회원권)를 물리치고 3위를 차지했다.

춘천=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