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20일 대구구장에서 SK 와이번스에 10-0으로 졌다. 무기력한 경기에 대구 관중들이 발걸음을 돌릴 즈음 전광판에 '스코어 보상제'라는 글귀가 떴다. 이와 함께 "10점차 이상으로 경기에 지면 스코어 보상제가 적용돼 다음날 무료 입장할 수 있다"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뒤따랐다.

프로야구 구단들이 시즌 초부터 달아오른 야구 열기를 이어가고 경기 보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삼성의 '스코어 보상제'와 '타임 보상제'가 대표적이다. 올해 도입된 스코어 보상제는 21일 경기에 처음 적용됐다.

삼성 관계자는 "우천경기임에도 전날 입장 관중(4322명) 중 508명이 다시 찾을 정도로 팬들의 호응이 뜨거웠다"며 "260여만원의 비용 부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실시 중인 '타임 보상제'는 홈 정규 9이닝 경기가 4시간 넘을 때 다음날 무료 입장을 실시하는 제도로 아직 적용된 적은 없다.

각종 데이(기념일) 이벤트도 잇따르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17일 잠실 삼성전 홈경기를 '베어스 데이'로 지정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했다. 가족 단위 관람객을 겨냥해 2004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베어스 데이'는 팬-선수단-구단이 하나되는 잔치 마당이다. 이날 손시헌 정재훈 선수 등이 참가하는 팬사인회와 치어리더 포토타임 등이 이어졌다. 두산은 또 청소년주간(5월25~31일)을 맞아 오는 26~28일 잠실 홈경기에 청소년 및 지도자,학부모,교사 등 6000여명을 무료 초청할 계획이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12~1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기아와의 3연전을 '교육가정의 날'로 정하고 학생 교사 등에게 무료 경기 관람 기회를 줬다.

SK 와이번스는 스포츠를 자선 행사와 연계시켜 눈길을 끈다. SK는 부천 세종병원과 올 시즌 인천 문학야구장 좌측 펜스 일부 구간을 '세종병원 하트 존'으로 지정,SK 선수들이 이 구간에 홈런을 넘기는 만큼 심장병 수술을 무료로 해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이호준이 홈런 1개를 기록하고 있다.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눈길을 끄는 이벤트들이 적지 않았다. '흥행의 마술사'로 불렸던 밀워키 구단주 빌 벡은 2차 대전 중 아침 경기,홈플레이트에서 관중 결혼식,살아 있는 돼지 경품 등 이색 볼거리를 끊임없이 제공했다.

김진수/김주완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