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고 경제위기 극복,기후변화,북한 문제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TV가 개최한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 참석차 방한했다. 이날 대화는 '진지하고 꾸밈없는' 분위기였고 예정시간을 30분 넘겨 1시간가량 진행됐다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이 대통령은 본관 현관 앞까지 나와 클린턴 전 대통령을 맞았으며 "어제 컨퍼런스에서 한 연설을 잘 들었다. 보호무역주의 배격,녹색성장,기후변화 등에 대해 말씀하신 것을 잘 들었고 저도 뜻을 같이한다"고 공감을 표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컨퍼런스 개막식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맹목적인 보호주의는 곤란하고 녹색성장은 미래를 위한 훌륭한 선택"이라는 취지의 특별연설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인데도 이렇게 환대해 줘서 고맙다. 나도 한국을 매우 사랑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나 인도는 탄소 배출을 하지 않고도 경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지금도 믿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후 변화는 중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 1인당 소득 측면에서 보면 100만,200만,1000만개의 일자리를 60일 안에 만들어 낼 수도 있다"며 "그런데도 중국은 거대한 인프라 사업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의 탄소 배출량은 비슷한데 1인당 배출량은 중국이 훨씬 적으므로 아직 여력이 있다고 후진타오 주석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방명록에 '한국에 다시 와 기쁘다(It is good to be back)'는 글을 남겼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