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의 대출 잔액이 8년 만에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고금리를 주고 돈을 끌어모은 저축은행들이 막상 돈 굴릴 데는 줄어들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상호저축은행중앙회가 최근 전국 105개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대출 잔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4분기보다 3519억원(0.6%) 감소한 54조3248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 증가율이 감소한 경우는 있으나 잔액이 줄어든 것은 2000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대출 잔액이 줄어든 이유는 저축은행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부실이 심해지며 상당수의 PF대출 채권을 자산관리공사에 팔았기 때문이다. PF대출을 포함한 일반자금 대출 규모는 지난 분기에 비해 8151억원 줄어든 43조8026억원이었다. 다만 우량 거래처의 기업어음(CP) 매입과 기타 대출 잔액은 증가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주고 있는 저축은행들의 수신은 꾸준히 늘고 있다. 총수신의 91.5%를 차지하는 정기예금은 지난 분기에 비해 1조6209억원(2.9%) 증가한 58조2214억원,정기적금은 712억원(2.9%) 늘어난 2조523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총수신은 62조7502억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1조8525억원(3.0%) 증가했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들의 예대마진이 줄어들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연 8%가 넘는 높은 이자로 시중 유동자금을 유치했으나 대출을 하지 못해 이자비용 부담만 증가하고 있다"며 "요즘 같은 시기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출처를 찾기가 쉽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