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테스트가 금융권의 강자와 약자를 갈라놨다. '(월스트리트저널)

미국 정부의 19개 금융사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자본충실도 테스트)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내년까지 경제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버텨낼 수 있는 자본력을 갖춘 금융사와 그렇지 못한 금융사가 윤곽을 드러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340억달러) △웰스파고(150억달러) △씨티그룹(115억달러) △제너럴모터스(GM)의 소비자금융 자회사 GMAC(50억달러)는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다. 반면 △골드만삭스 △메트라이프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뉴욕멜런 △아멕스의 경우 자본확충이 필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모건스탠리가 15억달러 정도의 자본이 부족하고 지역 은행인 리저널파이낸셜,스테이트스트리트 등 일부 지방 은행도 자본확충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재무부,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공동성명을 내고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7일 주식시장이 끝나고 한 시간 뒤인 오후 5시(한국시간 8일 새벽 6시)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본확충 조건과 일정도 제시했다. 자본이 부족한 금융사는 오는 6월8일까지 자본확충 구체 계획서를 제출하고,11월9일까지 이를 이행해야 한다. 2010년 말까지 유형 보통주 자본(TCE) 비율을 4% 이상으로 맞추도록 했다.

미 정부는 국유화 논란을 비켜갈 수 있는 자본확충 아이디어도 내놨다. 6개월 내 민간자본 유치에 실패한 금융사는 정부가 구제금융을 지원하고 인수한 기존 우선주를 '의무전환우선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의무전환우선주는 7년 이내에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으며 보통주 자본으로 계산할 있게 했다. 정부가 의결권을 갖지 않으면서도 금융사의 자본력을 확충해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로 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한 비판은 커지고 있다. 미 CNBC는 대형 금융사를 망하지 않게 한다는 '대마불사' 원칙을 벗어나서 테스트가 엄격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 '찰리 로즈 쇼'와의 인터뷰에서 "19개 은행 중 어떤 은행도 파산 위험에 처해 있지 않다"며 19개 은행 대다수가 향후 6개월간 민간으로부터 충분한 자금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