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고계는 가족이나 연인을 소재로한 광고를 대거 선보이고 있다. 제품을 팔려는 업체들이 불황으로 사기가 떨어진 사람들에게 가족과 연인은 '생활 에너지의 원천'이라는 공식을 전달해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가족 마케팅은 '내 가족이 먹어도 되는 식품', '내 가족이 써도 되는 물건' 등을 강조해 안정성에 민감한 요즘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커플 광고의 경우, 함께 활동한 바 없는 남녀 모델을 동시 기용해 신선함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불황에 가족애(家族愛) 강조하는 광고 봇물

가족애를 강조하는 광고는 불황이 깊어지면서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식품업계가 아이를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 남편을 염려하는 아내의 사랑 등을 광고에 집어 넣어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신제품 '백설 프락토 올리고당'의 새 광고모델로 아역배우 왕석현과 전민서를 기용해 어린자녀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어하는 엄마의 마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왕석현은 첫 멘트 "어떤 엄마를 만나느냐가 중요해!"로 이 제품이 건강식품이면서도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주는 엄마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이 최근 선보인 TV광고는 배우 정우성을 모델로 내세웠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온 정우성에게 아내 '정원이'는 "밥 먹어요~"라며 얼큰한 찌개를 권한다. 이 광고는 '사랑하는 아내가 해주는 요리로 힘을 내자'라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다.

브랜드명에서도 가족 소재는 적극 활용되고 있다. 최근 롯데제과가 내놓은 프리미엄 과자 '마더스핑거'는 '엄마의 손길'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남양유업은 초유성분을 강화한 프리미엄 분유에 '아이엠마더'(I'm mother)라는 이름을 붙여 선전하고 있다.

◆TV광고 속 사랑이야기에 시청자도 푹 빠져

TV 광고 속 사랑스런 연인들의 모습은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되고 있다.

최근 커플광고의 특징은 드라마나 영화 속 커플을 광고에 출연시키는 것이 아니라 광고의 목적에 맞춰 새로운 커플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애경은 최근 한방치약 '2080청은차'의 CF 모델로 지금껏 드라마나 영화에서 단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배우 정우성과 김사랑을 기용했다. 김사랑이 정우성에게 청은차 치약을 만들어 주고 정우성은 이에 대한 화답으로 음악을 연주해 김사랑을 감동시킨다는 내용이다.

하이트맥주도 맥스 CF에서 가수 이승기와 연기자 김선아를 커플로 연결시켰다. 둘은 연상연하 커플로 등장해 커플댄스를 추며 "한눈에 봐도 다른 색깔, 맥스처럼"이라는 멘트를 남기며 맥주의 시원한 느낌을 잘 전달하고 있다.

미장셴 역시 그동안 호흡을 맞춘바 없는 연기자 현빈과 신민아를 새로운 모델로 발탁했다. 신민아는 TV광고에서 찰랑찰랑한 머릿결을 과감히 잘라 변신을 시도하고, 현빈은 이에 적극 호응함으로써 '찰랑찰랑함'을 강조하는 제품 컨셉트를 잘 표현하고 있다.

이밖에 LG전자 에어컨 휘센의 모델인 송승헌과 한예슬, 캐주얼 브랜드 뱅뱅의 모델 소지섭과 한지혜, 화장품 업체 에뛰드하우스의 모델 이민호와 박신혜 또한 커플로 출연한 바 없는 남녀가 광고 속에서 커플이 된 대표 사례다.

JWT 유수홍 국장은 "커플 연출 광고는 단일 모델 캐스팅에 비해 광고 효과가 높다"며 "특히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은 남녀 모델이 광고에 출연할 경우, 두 모델의 색다른 면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커플광고 제작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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