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현대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가 각각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중형 세단 신모델을 갖고 일대 승부를 겨룬다. 쏘나타 시리즈의 차기작인 'YF'와 SM5의 신형 모델인 'L43'이 격돌의 주인공들이다.

신형 쏘나타는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도요타 캠리와 정면 승부를 펼친다는 계획 아래 개발하고 있는 야심작이다. 내부에선 "한 급 위인 그랜저 고객을 잡아먹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큼 유려한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르노삼성 역시 무단변속기를 장착한 신형 SM5를 통해 중형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고 벼르고 있다.

◆현대차의 야심작 YF쏘나타

현대차는 NF쏘나타 후속 모델인 YF(프로젝트명)를 올 9~10월께 내놓는다. 쏘나타는 1985년 이후 누적 판매량이 460만대에 달하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링카로 새 모델은 6세대 버전이 된다. '쏘나타'란 명칭을 이번에도 그대로 계승할 계획이다. NF쏘나타처럼 'YF쏘나타'로 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 개발은 말그대로 총력전이다. 외부 디자인부터 확바뀐다. 제네시스와 닮았으면서 최근 디자인 추세를 반영,쿠페 느낌이 나도록 했다. 폭스바겐의 4인승 쿠페인 파사트CC처럼 차 뒤쪽을 낮게 설계했다. 높이를 NF쏘나타(1475㎜) 대비 30㎜ 안팎 낮추는 대신 길이를 늘렸다.

현대차 중형 세단 중 처음으로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다. 이 변속기는 2009년형 그랜저TG에 처음 장착됐다. 운전대에는 수동변속 조작이 가능한 패들시프트를 장착한다. 고연비 운전을 도와주는 에코 드라이브 장치와 개방성을 높인 파노라마 선루프 등도 추가한다. 가솔린 2.0 및 2.4 엔진이 기본형이다. 해외 판매용으로 3.3 엔진을 별도 생산한다. 내년에는 디젤 및 하이브리드 모델도 판매한다.

◆르노삼성의 SM5 후속 L43

르노삼성은 올해 말 SM5 후속모델(프로젝트명 L43)을 출시한다. 중형차 인터넷동호회가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전체 응답자의 42%(297명)가 YF쏘나타와 비교 구매를 고민 중일 정도로 YF의 강력한 경쟁상대가 될 전망이다.

L43은 1998년 선보인 SM5의 3세대 모델이다. 닛산 대신 르노 플랫폼(차의 뼈대)을 처음 채택했다. 르노의 중형 세단 라구나를 바탕으로 르노삼성이 외부 및 실내 디자인을 재구성했다. 회사 관계자는 "SM3와 SM5를 탔던 고객 중 L43를 구매하겠다는 비중이 상당할 정도로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은 L43의 2.0 가솔린 모델에 닛산의 무단변속기(X트로닉 CVT)를 장착,YF와 차별화할 계획이다. 무단변속기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5에도 탑재,연료 효율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올 10월엔 도요타가 글로벌 베스트셀링 중형세단 캠리로 국내시장에 상륙한다. 수입 중형차인 혼다 어코드 및 닛산 알티마는 물론 YF와 L43 소비자까지 겨냥하고 있다. 1980년 출시 후 전 세계적으로 1200만대가 판매됐다. 가격은 4000만원대 초반이 유력하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