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이 저축은행들의 예금금리 인상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전국 105개 저축은행에 "수신금리 인상 움직임 등으로 수익성 저하가 우려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공문을 통해 "저축은행의 총자산대비 이자이익률은 이자 비용 상승에 따라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최근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연 8%가 넘는 고금리로 예금자들을 끌어모았지만 올해 초 연 3%대 후반에서 4%대 초반까지 금리를 인하했다. 하지만 3~4월 들어 주식시장이 살아나며 고객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이를 막기 위해 다시금 연 4%대 후반에서 5%대 초반까지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대형 저축은행들이 이러한 금리 인상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데,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은 5일 현재 1년제 정기예금에 연 5%의 금리를 주고 있다. 이 저축은행은 지난 2월 금리를 연 4.5%로 내렸으나 4월 들어 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도 지난 2월부터 두 달간 연 4.5%의 이자를 줬지만 최근 금리를 연 4.8%로 올렸으며 삼화저축은행도 금리를 연 4.7%에서 연 5.0%로 인상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에도 저축은행들에 금리 인상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적이 있다. 금감원의 조치 이후 저축은행들은 금리 인하를 단행했기 때문에 이번 조치도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금감원은 저축은행들에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에도 신중을 기할 것을 요구했다. 저축은행들은 최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고 85%까지 올리며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 부실채권(NPL)매입,유가증권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감원은 "과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등에 업계 전체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 부실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며 "신규투자 및 특정 영업부문 확대시 사전에 철저한 관리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