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현 이와키시는 원래 폐광촌이었다. 지금은 온천 테마파크 '하와이안즈'로 1년 내내 관광객들이 붐빈다. 1966년 처음 문을 연 하와이안즈가 40여년간 창출한 경제효과는 1조6612억엔(약 220조원)에 달한다.

하와이안즈는 흥미로운 창업 이야기 덕을 톡톡히 봤다. 탄광촌이었던 이 지역에 재앙이 닥친 것은 1960년대 초.유화산업이 일어나면서 석탄 수요가 줄어 광산의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다. 이곳에서 채탄사업을 했던 조반(常磐)탄광주식회사 경영진은 고민 끝에 리조트로 업종을 바꾸기로 결심한다. 사업의 키워드는 '하와이'.

처음 이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말도 안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쪽으로 눈 쌓인 산맥이 버티고 있는 추운 마을을 어떻게 하와이로 바꿀 수 있겠느냐는 것.조반 경영진의 태도는 확고했다.

석탄 1t을 캐내기 위해 40t의 온천수를 퍼올려야 할 만큼 따뜻한 물이 넘치기 때문에 온천 테마파크가 가능하다는 게 지도부의 판단이었다.

경영진의 생각은 그대로 적중했다. 1966년 1월 테마파크를 개장하자 일본인들은 앞다투어 이와키시를 찾았다. 탄광촌이 사계절 내내 28도가 유지되고 야자수와 바나나 나무가 자라는 테마파크로 어떻게 변신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와이안즈의 첫해 입장객은 당초 예상했던 80만명을 뛰어넘는 124만명에 달했다.

하아와이안즈를 찾는 손님은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113억엔(약 1조5000억원) 매출에 18억엔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 16%는 개장 이래 최고 수준이다.

하와이안즈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1966년과 같은 '스토리텔링' 덕분이다. 테마파크의 창업 이야기를 담은 영화 '훌라걸스'가 2007년 일본 아카데미에서 우수작품상,우수감독상 등 11개 부문을 석권한 것.이 영화는 실제 폐광촌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훌라댄스를 전파했던 카레이나니 하야카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가족과 마을의 미래를 걱정하며 훌라댄스를 배우는 소녀들의 절박하고도 진지한 모습을 집중 조명하자 하와이안즈의 인기가 다시 높아졌다.

재미있는 스토리는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된다. 일본 아사히야마 동물원도 흡사한 사례다.

1995년 일본 꼴찌를 기록하며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던 이 동물원은 절치부심 끝에 관람객에게 동물의 행동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는 '행동전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펭귄이 놀고 있는 수조에 유리 터널을 만들어 헤엄치는 모습을 올려다볼 수 있게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펭귄이 하늘을 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아사히야마는 매년 300만명이 방문하는 명소로 발돋움했다.

이 동물원의 성공 스토리는 드라마 '아사히야마 동물원 이야기',마케팅 소설 '펭귄을 날게하라' 등으로 매년 장르를 달리하며 복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