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 인플루엔자(이하 신종 플루) 추정 환자가 발생한 지 사흘 만에 2명의 추정 환자가 더 확인되면서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2명 중 1명은 외국에 갔다온 적도 없는 사람이어서 '이미 신종 플루 바이러스가 공중에 떠도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새로운 유형의 추정 환자 발생

세 번째 추정 환자로 판정된 50대 남성(수도권 거주)은 동거 가족이 없고,친구 등 밀접한 접촉자도 2명에 불과하다고 질병관리본부는 밝혔다. 지난달 24일부터 발열 콧물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인 뒤 27일 의원을 찾았고,29일 보건소 상담 뒤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먹고 자택에 격리 조치됐다. 30일부터는 추정 환자로 판정받아 국가지정격리병원에 격리됐다.

이 남성이 주목받는 것은 해외여행이나 접촉 등 앞선 두 명의 여성 추정 환자들이 가졌던 역학적 연관성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남성의 감염이 최종 확인되면 신종 플루가 이미 국내에 상륙했고 2차 감염이 이뤄졌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이에 대해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요맘 때쯤에는 매년 타입이 정해지지 않는 신종 플루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확진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여성 추정 환자는 첫 추정 환자인 50대 여성을 인천국제공항에서 차에 태워 함께 거주하는 공동 숙소로 데려온 사람이다. 이 4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 50대 여성으로부터 2차 감염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추정 환자 3명의 건강 상태는 모두 양호하며 첫 추정 환자인 50대 여성은 조만간 퇴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검역 한층 강화키로

새로운 유형의 추정 환자가 발견되면서 검역 대책도 한층 강화된다.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이 50대 남성이 거주하는 수도권 해당 지역에 대해서는 주간 표본감시체계에서 일일 보고체계로 강화하기로 했다.

또 멕시코 교민이 입국하면 자신의 숙소에 일주일간 격리키로 했다. 멕시코 교민의 단체 입국시에는 기내 검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는 바이러스 잠복기(5~7일) 때문에 입국 단계에서 환자가 걸러지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다.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 250만명분을 조속히 구입하고 이 약제가 빠르게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대책도 마련키로 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