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경제성이 불확실한 시책사업이나 민간업체의 부실사업 등을 산하 공기업에 떠넘겨 공기업의 재정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는지적을 받고 있다.

1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경제성이 떨어지는 공공사업, “사업성이 없다”며 손을 떼거나 경영난을 이유로 중도포기한 민간기업의 사업들을 타당성 등을 고려하지도 않은 채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의 성공적 개최 등 이유를 들어 인천도시개발공사에 떠넘기고 있다.

 인천검단신도시 및 영종도의 영종하늘도시 개발사업의 시행을 시로부터 떠안은 인천도개공은 올해에만 이들 사업을 위해 1조3000여억원의 공사채를 발행해야 하며, 공사채 상환을 위해 연리 8%의 해외자금까지 차입해야 할 형편이다.

 송도국제업무단지 내 해외동포 비즈니스타운이라 할수 있는 ‘OK센터’ 건립사업의 경우, 시가 “재외동포를 위해 美 부동산개발업체인 ’TWG‘社와 5000여억원을 들여 2012년까지 사업을 추진키로 협약을 맺었다”고 공식발표까지 했으나 사업자와 수익성 배분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다가 결국 도개공 단독으로 추진해야할 판이다.

 시는 또 송도국제도시내 350실 규모의 호텔을 짓기로 하고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로부터 땅을 매입한 D건설사가 경영난으로 공사를 중단하자, ‘인천세계도시축전 개최에 차질이 우려된다’ 는 이유를 들어 지난해 11월 이 회사의 부지와 공사권을 도개공이 매입토록 했다.

 도개공이 사들인 D건설의 호텔부지는 인천시가 지난 2005년 4월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측에 송도국제도시내 오피스텔(1만5000여㎡)과 호텔부지(8500여㎡)를 이 회사에 매각토록 알선해 특혜의혹을 산 땅이다.

 이 때문에 현재 부채비율 200%를 넘은 도개공의 공사채 발행규모는 이미 발행한공사채 2조322억원을 비롯, 올해 안에 검단신도시 개발에 따른 보상비 마련 등을 위해 추가 발행키로 한 1조7600억원 등을 포함하면 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동안 흑자 경영이던 인천교통공사도 860억원 규모의 월미모노레일 개설공사를 시로부터 떠 안아 앞으로 30여년 간 적자경영을 면치 못하게 됐고, 인천관광공사 역시 송도컨벤시아의 적자 운영보전과 송도파크호텔 및 송도메트로호텔 건립사업을 위해 380억원의 공사채를 발행해야 할 형편이다.

 인천시의회 이재호 시의원은 “시가 적자가 뻔한 사업들을 가뜩이나 운영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공기업들에 떠넘기고 있다”며 “억지로 사업을 떠맡게 된 공기업을 결국 퇴출위기로 내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가 직접 추진하지 못하는 공공의 성격을 지닌 사업 위주로 산하 공사에 위탁 및 대행케하고 있다”며 “시가 지속적으로 지원, 산하 공사들의 재정 악화를 사전에 막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인천도개공은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전 건립사업 등 21건, 인천교통공사는 월미모노레일, 인천관광공사는 송도파크호텔과 메트로호텔 건립사업을 시로부터 각각 위탁받아 추진하고 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