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19개 대형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자본충실도 테스트) 결과 발표 날짜를 당초 예정일보다 미룰 것으로 보인다. 테스트 결과 내용도 보다 상세하게 공개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의 테스트 결과 발표가 당초 4일에서 6일쯤으로 연기될 것 같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날 테스트 결과를 둘러싼 미 정부와 19개 은행 간 협의 작업이 길어져 발표가 다음 주말까지 늦춰질 수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특히 정부 관계자를 인용,정부가 당초 결과 요약분만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지금은 은행별로 구체적 상황을 모두 발표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해당 은행만이 아니라 은행지주회사 차원에서 19개 은행의 자본 확충 상황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같은 일부 금융사는 비중이 큰 비은행 부문도 평가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BOA의 경우 정부가 그동안 지원한 구제금융 450억달러 전액이나 이 가운데 250억달러를 우선주에서 보통주로 전환해 정부가 주요 주주가 돼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테스트 결과 자본이 취약하다고 지적받은 은행은 6개월 안에 민간자본을 유치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거나 기존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자본충실도가 공개되면 주가와 예금 유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은행들은 테스트 점수를 높이기 위해 치열한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 하원은 BOA가 메릴린치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압력을 받았는지 여부를 추궁하기 위해 청문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