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터미네이터는 눈에 보이는 영상 관련 정보를 디지털로 파악해 위험도와 적의 전투력 등을 감지한다.

이처럼 눈이 컴퓨터 역할을 하는 영화 속 얘기가 현실이 돼 가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즈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대학 바박 파비즈(Babak Parviz) 전자공학과 교수팀은 콘택트렌즈 컴퓨터를 개발해 테스트 중이다. 연구팀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참여하고 있다.

이 렌즈를 착용하면 지도와 각종 영상 등 정보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비행기 조종사가 착용하면 비행기 속도와 방향, 외부 환경 등 정보를 수시로 확인 가능하다.

파비즈 교수는 사람 대신 토끼에게 이 렌즈를 착용한 결과 별다른 부작용 없이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상태다.

이 렌즈는 LED(발광다이오드)와 반도체 부품 등을 붙인 후 생체 정합성 코팅을 하고, 무선 기술을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이다. 무선 안테나는 태양광 전지 등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다.

렌즈 개발팀에 참여한 마이크로소프트(MS) 연구개발팀은 효과적인 응용 프로그램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이 렌즈 착용의 응용 사례 중 하나로 회의나 파티에서 누군가를 만났을 때 개인 정보를 순식간에 파악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만난 사람의 이름과 과거 자신과의 관계, 나눴던 이야기 등을 영상으로 보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안경 형태의 컴퓨터도 나올 예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광학기술 기업 SBG랩스는 홀로그램 이미지를 보게 하는 컴퓨터 안경을 개발 중이다. 안경에 초소형 프로젝터가 설치되는 방식이다.

이 안경 컴퓨터를 착용하면 미리 설정한 목적지로 가는 도중 화살표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회사 측은 병사들에 헬멧에 장착하는 등 군사용과 항공용으로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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