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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천정배 의원과 국회에 대한 비하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사과차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찾았다가 문전박대를 당하고 돌아갔다.

유명환 장관은 30일 국회 민주당 당대표실을 방문해 정세균 대표에게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할 예정이었으나 정 대표가 면담을 거절해 발을 돌려야했다. 10시께 정 대표를 예고없이 찾아온 유 장관은 사과를 위한 면담을 요청했으나 '사전예고가 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면담이 성사되지 않자 유 장관은 정 대표 보좌관 연락처를 받아 추후에 다시 찾아오겠다는 뜻을 전하고 자리를 떴다. 유 장관측은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사과를 하고 왔다"고 말했으나 정 대표측은 "사전 예고도 없는데다 대표가 사과를 받아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유 장관의 당 대표 방문시점이 민주당의 4 · 29재보선 수도권 승리 직후인 점도 눈에 띈다.

앞서 유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외교통상위에 참석한 천정배 민주당 의원을 향해 "왜 왔어 미친X.이거 기본적으로 없애버려야 해"등의 막말을 내뱉어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유 장관은 "무심코 내뱉은 말"이라며 사과를 했으나 민주당은 국회와 국회의원에 대한 모독이라며 장관 퇴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도저히 행정부 수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기 어려운 발언이다.
무엇보다 국회를 없애버린다는 등의 발언은 군부독재시대에도 쉽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얘기였다"고 비판했다.

김형호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