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밤 10시 이후 학원교습 금지' 등 사교육비 절감대책을 내놨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4 · 29 재보선, 추경예산 처리 등 주요 현안을 놓고 날선 대립을 하고 있는 여야가 이례적으로 한 목소리로 곽 위원장을 공격했다. "아마추어 정권"이라는 야당의 성토는 물론이고 여당 내에서조차 "너무 설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자문 기구의 장에 불과한 사람이 언론기관에 나와 집행기관을 무시하고 함부로 얘기해 국정운영에 혼선을 초래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앞으로 자기분수에 충실하도록 권고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곽 위원장이) 최소한 교육부총리는 더 되고 교육부통령 정도는 되는 것 같다"면서 "무분별하고 무원칙한 국정운영의 실태"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그동안 MB의 대선공약이었던 교육개혁을 책임지고 추진한 사람이 누가 있느냐"며 "욕을 먹더라도 누군가는 나서야 하는데 곽 위원장이 이번에 총대를 멨다"는 옹호론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의원은 "그동안 교육개혁방안을 놓고 당 · 정 · 청 간 물밑에서 적지 않은 논의가 있었다"며 "곽 위원장이 거론한 건 실제 준비 중인 대책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산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교육비 절감대책을 우선 추진키로 했고 이미 대통령 재가는 떨어진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곽 위원장과 만난 일부 정치인들은 "(곽 위원장이) '손해를 보더라도 장렬히 전사하겠다'고 하더라. 교육개혁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고 전했다.

이준혁/홍영식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