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과정에 개입해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기소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에게 징역 5년에 추징금 6억9000만원이 구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이규진) 심리로 27일 열린 건평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현직 대통령의 형이란 지위를 이용해 세종증권 인수를 청탁하고 거액을 받았는 데도 반성이나 자중하지 않고 책임을 한정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건평씨는 2005년 노 전 대통령의 고교 동기인 정화삼씨와 그의 동생 광용씨를 통해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을 소개 받은 뒤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게 해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건평씨는 이에 따라 같은 해 6월 정대근 당시 농협 회장을 여러 차례 만나 세종증권 인수를 청탁했다.

건평씨는 농협 인수가 성사되면서 사례 명목으로 정씨 형제 등과 함께 홍 회장으로부터 29억6300만원을 받았다. 검찰은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혐의를 포착해 지난해 12월 노씨를 구속기소했다.

한편 건평씨는 검찰 구형에 앞서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 앞으로는 최선을 다해 모든 것을 반성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