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차 핵실험' 꺼내 美에 양자대화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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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봉 재처리땐 핵무기 1개분 플로토늄 추가
정부, 신중대응… 억류자 기소땐 방북 제한 검토
정부, 신중대응… 억류자 기소땐 방북 제한 검토
북한이 핵카드를 다시 꺼냈다.
장거리 로켓발사 이후 지속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제재에 맞서 '폐연료봉 재처리'라는 극단적인 카드로 국면을 벼랑 끝으로 몰고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 여기자 2명을 인질로 삼고 있는 북한이 핵실험까지 만지작거리는 것은 미국과의 양자협상을 조속한 시일 내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핵카드 꺼낸 배경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4일(한국시간 25일 새벽) 북한 기업 3곳을 대북제재 대상으로 결정한 지 반나절 만에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연료봉 재처리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2차 핵실험에 나설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6자회담 불참과 미국 여기자 2명의 재판 회부 등을 통해 미국과의 양자 대화를 기대했으나 미국의 냉담한 반응에 '최후의 카드'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대북 무시정책과 유엔 안보리 제재에 대한 반발로 강한 패(핵카드)를 꺼냈다"며 "그러나 핵실험은 미국이 결코 용인할 수 없는 수단인 데다 중국과 러시아도 우려하고 있어 북한의 비핵화 역주행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미국 정부는 북한을 핵실험으로 떠밀었던 선행 정권(부시 행정부)의 실책을 답습하지 않으려면 (북한) 군대의 경계와 불신을 불식시키는 외교적 노력부터 기울여야 한다"고 미국을 압박했다.
이에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미국은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함께 북한이 자신들이 맡은 의무로 되돌아오도록 계속 압박할 것"이라면서 "한반도 비핵화 의무와 관련한 대화를 북한과 재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플루토늄 얼마나 얻나
폐연료봉 재처리는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무기급 플루토늄' 추출이 목적이다. 북한이 보유한 폐연료봉은 8000여개를 재처리하면 플루토늄 7~8㎏ 정도를 얻을 수 있다. 북한은 작년 6월 말 중국에 제출한 핵신고서에서 이미 플루토늄을 30.9㎏ 추출했다고 밝혔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는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1개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수순상 2차 핵실험도 배제할 수 없다. 조선신보는 이날 "2006년 7월 유엔 안보리가 대북 결의안을 채택하자 3개월 만인 10월 지하 핵실험을 했다"고 말했다. 영변 핵시설은 이미 냉각탑이 폭파되는 등 불능화 작업이 진행돼 완전 복구에는 1년 가까이 걸리지만 상대적으로 복구가 쉬운 연료봉 재처리 시설을 가동하면 5~6개월 안에 플루토늄의 추출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 유연한 대응
정부는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차분하고 신중하게 대응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외교안보 당국도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정부당국자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의장성명 채택 직후 핵시설 원상복구를 선언한 만큼 충분히 예상했던 수순"이라면서 "정부는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북한이 개성공단에 29일째 억류하고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씨를 일방적으로 기소할 경우 이를 남북합의 위반으로 간주해 개성공단 인원의 방북 허용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
장거리 로켓발사 이후 지속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제재에 맞서 '폐연료봉 재처리'라는 극단적인 카드로 국면을 벼랑 끝으로 몰고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 여기자 2명을 인질로 삼고 있는 북한이 핵실험까지 만지작거리는 것은 미국과의 양자협상을 조속한 시일 내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핵카드 꺼낸 배경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4일(한국시간 25일 새벽) 북한 기업 3곳을 대북제재 대상으로 결정한 지 반나절 만에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연료봉 재처리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2차 핵실험에 나설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6자회담 불참과 미국 여기자 2명의 재판 회부 등을 통해 미국과의 양자 대화를 기대했으나 미국의 냉담한 반응에 '최후의 카드'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대북 무시정책과 유엔 안보리 제재에 대한 반발로 강한 패(핵카드)를 꺼냈다"며 "그러나 핵실험은 미국이 결코 용인할 수 없는 수단인 데다 중국과 러시아도 우려하고 있어 북한의 비핵화 역주행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미국 정부는 북한을 핵실험으로 떠밀었던 선행 정권(부시 행정부)의 실책을 답습하지 않으려면 (북한) 군대의 경계와 불신을 불식시키는 외교적 노력부터 기울여야 한다"고 미국을 압박했다.
이에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미국은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함께 북한이 자신들이 맡은 의무로 되돌아오도록 계속 압박할 것"이라면서 "한반도 비핵화 의무와 관련한 대화를 북한과 재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플루토늄 얼마나 얻나
폐연료봉 재처리는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무기급 플루토늄' 추출이 목적이다. 북한이 보유한 폐연료봉은 8000여개를 재처리하면 플루토늄 7~8㎏ 정도를 얻을 수 있다. 북한은 작년 6월 말 중국에 제출한 핵신고서에서 이미 플루토늄을 30.9㎏ 추출했다고 밝혔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는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1개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수순상 2차 핵실험도 배제할 수 없다. 조선신보는 이날 "2006년 7월 유엔 안보리가 대북 결의안을 채택하자 3개월 만인 10월 지하 핵실험을 했다"고 말했다. 영변 핵시설은 이미 냉각탑이 폭파되는 등 불능화 작업이 진행돼 완전 복구에는 1년 가까이 걸리지만 상대적으로 복구가 쉬운 연료봉 재처리 시설을 가동하면 5~6개월 안에 플루토늄의 추출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 유연한 대응
정부는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차분하고 신중하게 대응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외교안보 당국도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정부당국자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의장성명 채택 직후 핵시설 원상복구를 선언한 만큼 충분히 예상했던 수순"이라면서 "정부는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북한이 개성공단에 29일째 억류하고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씨를 일방적으로 기소할 경우 이를 남북합의 위반으로 간주해 개성공단 인원의 방북 허용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