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1일 통합KT 출범을 앞두고 '공짜폰'을 앞세운 이동통신사들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서울 용산전자상가,테크노마트 등지의 휴대폰 유통시장에서 가입할 수 있는 공짜폰은 26일 기준으로 35종까지 늘어났다. SK텔레콤과 KTF가 각 15종,LG텔레콤은 4~5종에 달한다. 2년가량 특정 이통사를 이용하겠다고 약속하는 의무약정 조건에 가입하면 30만~40만원대 휴대폰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지난달까지 20종 안팎에 불과하던 공짜폰이 이달 들어 15종가량 늘었다.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특정 요금제에 가입하는 조건까지 추가하면 50만원대 터치 휴대폰까지 무료로 준다. 이통사들이 가입자를 유치할 때 휴대폰 가격을 깎아주는 데 쓰는 보조금 규모를 늘리면서 공짜폰이 증가했다. 용산지역 이통사 대리점 사장은 "지난달과 비교해 휴대폰당 평균 2만~3만원가량 보조금이 늘어났다"며 "전략 휴대폰의 경우 전달보다 10만원 이상 싸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평상시 같으면 2,3월 졸업 · 입학 시즌이 끝난 4월은 비수기다. 이례적으로 올 4월에 가입자 유치 경쟁이 뜨거운 것은 이통사들이 통합KT 출현을 앞두고 시장 지배력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는 공격적 마케팅 전략에 나섰기 때문이다. 유선 1위,무선 2위 사업자가 합쳐진 KT 출범 전에 한 명의 가입자라도 미리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이통사 관계자는 "공짜폰이 늘어나면서 1월 35만명에 불과했던 번호이동 가입자가 4월에는 7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통합 KT출현을 전후로 이통사를 바꾸는 가입자 이동폭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판매 대리점에서는 보조금을 규정보다 더 주며 경쟁사 가입자를 끌어오는 일이 벌어지는 등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