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亞 주도로 글로벌 경제질서 다시 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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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오포럼 폐막
"아시아판 SDR 만들자" … 위안화 기축통화 제안도
부시 前대통령 "세계의 중심 亞로 이동중"
"아시아판 SDR 만들자" … 위안화 기축통화 제안도
부시 前대통령 "세계의 중심 亞로 이동중"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17일부터 19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열린 8차 보아오포럼에 던져진 화두다. 특히 원자바오 총리 등 보아오포럼 개최국인 중국의 지도자들은 아시아의 전면적 단결과 협력체제 구축을 통한 국제 경제시스템의 개혁을 촉구했다. △국제통화 다변화 △지역 국제금융기구 활성화 △재정 투자 건설 등 협력체제 확립 등을 통한 새로운 시스템의 필요성을 거침없이 주장했다. 한마디로 서방과 선진국이 아닌 아시아와 신흥국이 중심이 되는 경제질서를 만들자는 것이다.
◆'3반(反)'이 주요 주제
원 총리는 18일 기조연설을 통해 "기축통화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제통화를 다원화해야 한다"고 강조,다시 한번 달러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정신리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주임은 "중국과 한국 일본 등이 힘을 합해 미국으로부터 미 국채 가치를 유지겠다는 약속을 받아야 한다"며 달러자산 가치에 대한 불신감을 나타냈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은 "병이 나면 진찰을 한 뒤 처방을 해야 하는데 지금의 국제기구는 진찰도 제대로 못한다"며 국제기구의 개혁을 역설했다. 리샤오자 JP모건 중국대표도 "미국과 유럽의 금융은 병들었고 아시아가 그들을 따라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러우지웨이 중국투자공사(CIC) 회장은 "유럽이 투자해달라고 하면서도 투자 지분을 10%로 묶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이런 투자 제한 조치가 해제되면 언제든 유럽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지도부는 이번 포럼에서 △반(反)달러 △반(反)국제기구 △반(反)보호주의의 3반(反)을 내세웠다. 이는 크게는 아시아,작게는 중국을 국제 경제질서의 중심부로 세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국제통화의 다원화는 결국 위안화의 국제화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 총리가 기조연설에서 "통화스와프의 범위와 규모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시아의 대동단결 촉구
중국은 기존 질서의 대체 세력으로 아시아가 나서야 하며 이를 위해 재정 투자 무역 등 분야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전면적인 협력체제 구축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 부주임은 "아시아 국가들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아시아판 SDR(특별인출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아시아 및 신흥국의 발언권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국제회의 등에서 일치된 모습을 보이자는 주문도 나왔다. 저우 행장은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같은 지역별 금융기구를 설립해 국제 금융시스템의 분권화를 이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총리는 중국이 조성한 100억달러의 아세안 투자펀드를 예로 들며 전방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확인된 차이나 파워
보아오포럼의 정식 명칭은 보아오아시아포럼이다. 하지만 이번 8차 행사의 특징은 "서양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많다"(김태진 SK차이나홀딩스 대표)는 것.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회사 사빅이 50만달러를 낸 것을 비롯,볼보자동차와 호주 철광석업체인 FMG 등이 주요 스폰서 기업으로 등장했다. 13개국의 정상급 인사는 물론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자리를 함께 하는 등 역대 최대 인원이 참석했다. 특히 원 총리가 기조연설을 할 때는 2000명이 넘는 인원이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원 총리는 "중국은 효율적인 경기부양을 통해 1분기 6.1% 성장했다"며 경제 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명했다. 분야별 토론회에서는 주제와 관계없이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보아오(하이난다오)=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