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대학이 글로벌 모델될 것"
"앞으로 세계 대학의 주도권은 미국에서 아시아로 상당 부분 옮겨가게 될 겁니다. "

미주지역 대학 네트워크인 국제교육자협회(NAFSA)의 존 허드직 회장(미국 미시간대 교수)은 17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베이징 런민대에서 사흘간 진행된 아시아태평양국제교육협회(APAIE) 4차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허드직 회장은 "미국 대학들은 미국 내에 머물러 있는 것에 만족해온 데 비해 한국 중국 등 아시아권 대학은 학생들을 세계 각국에 활발히 내보내고 있다"며 "이는 아시아 대학들이 앞으로 주도권을 잡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대학이 세계 대학의 롤 모델을 제시하는 날도 머지않았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하버드 예일 등 '미국식 종합대학'이 세계 대학의 전형으로 인정받고 있지만,아시아적 가치와 문화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대학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허드직 회장은 "미국도 이 같은 고등교육의 '중심 이동'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미국 학생을 세계에 내보내기 위한 '사이먼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연방정부가 대학생들에게 학자금을 빌려주는 시스템을 처음 만든 고(故) 폴 사이먼 의원의 이름을 딴 이 프로그램은 해외 대학에 유학하는 미국 학생에게 연방정부가 장학금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사이먼 법안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무난히 법제화될 것"이라며 "해외로 나가는 미국 유학생을 현재 연간 27만명 수준에서 100만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허드직 회장은 최근 세계 경기침체와 급격한 환율 변화로 유학생 교류가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꼭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는 "경기침체나 환율 변동은 시간이 지나면 차츰 제자리를 찾게 돼 있다"며 "문제는 부모들이 자녀를 해외에 보내려는 욕구가 줄었는지 여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글=베이징 이상은/사진=정동헌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