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게이트'의 핵심 등장인물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가 11일 밤 귀국해 12일 조사를 받을 예정인 가운데 어 떤 의혹에 연루돼 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호 씨에게 제기된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가 박 회장에게 받은 500만 달러 전달 과정에 개입했다는 것과 노 전 대통령 측이 청와대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100만 달러의 최종 종착지라는 것.
`500만 달러' 관련 의혹은 연 씨가 노 전 대통령 퇴임 직전인 지난 해 2월22일 홍콩 계좌를 통해 박 회장에게 받은 500만 달러가 건호 씨 또 는 노 전 대통령 몫이라는 것이다.

특히 연 씨가 지난해 초 박 회장의 베트남 공장을 방문해 500만 달러에 대한 투자를 요청할 때 건호 씨도 동행했고, 이와 별도로 한 차례 더 베트남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의구심이 더욱 증폭된 상태다.

연씨 측은 앞서 타나도 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뒤 투자금 명목으로 이 돈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절반은 실제 해외 벤처업체에 투 자했고 송금을 증빙할 자료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역시 박 회장의 비자금 조성 '창구'라는 의심을 받는 홍콩법인 APC의 계좌추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500만 달러가 APC에서 나와 타나도 인베스트먼트 홍콩계좌로 입금된 사실까지 확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타나도 인베스트먼트 역시 건호 씨가 대주주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건호 씨는 아울러 노 전 대통령 측이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받은 100만 달러의 최종 사용자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2007년 6월 말 청와대에서 박 회장의 자금 관리인 정승영 씨를 통해 100만 달러를 받았다.

검찰은 이 돈이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로 부탁해 그의 몫으로 전달했다는 박 회장의 진술을 토대로 노 전 대통령의 몫으로 보고 있는 반면 노 전 대통령 측과 정 전 비서관은 권양숙 여사가 빌린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건호 씨와 관련된 의혹은 이 돈이 당시 유학 중인 그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노 씨는 당시 LG전자를 무급 휴 직하고 자비로 미국으로 건너간 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 다니는 중이었다.

공교롭게도 노 전 대통령이 같 은 달 30일 출국해 남미 과테말라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하는 길에 시애틀에 들렀는데 여기서 아들에게 유학비 및 생활비로 돈을 전달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결국 박 회장에게서 노 전 대통령 측에 흘러갔다는 의심을 받는 600만 달러와 관련해 모두 건호 씨가 등장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12일 노 전 대통령 부부를 조사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건호 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600만 달러의 성격과 용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