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돈 100만달러를 건네받은 것으로 검찰이 파악했다.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노 전 대통령이 먼저 돈을 요구해 100만달러를 가방에 담아 한 번에 전달했다는 박 회장의 진술을 확보했으며,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이 돈을 자신의 집무실에서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돈을 권양숙 여사가 아닌 노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9일 브리핑에서 "10억여원(100만달러)은 가방에 담겨 한 번에 전달됐다"며 "박 회장으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았고 조서도 받았다"고 밝혔다. 홍 기획관은 또 "(10억여원에 대한 이자나 상환 시점을 기재한) 차용증이 없고 박 회장은(노 전 대통령 측에) 빌려줬다는 식의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지난 6일 홍콩 당국으로부터 넘겨받은 태광실업의 홍콩 현지법인 APC 계좌를 분석한 결과 전체 6800만달러 가운데 500만달러가 노 전 대통령 조카사위인 연철호씨에게 송금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연씨와 함께 작년 초 박 회장의 베트남 공장을 찾아가 만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연씨에게 전달된 500만달러의 성격 규명 등을 위해 건호씨와 연씨를 노 전 대통령에 앞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대전지법은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이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이날 밤 늦게 발부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