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는 9일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특별노사협의체를 상설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노사가 공동으로 판매 부진을 극복하고 관련 정보를 수시로 교환하자는 취지다.

특별노사협의체는 사측과 노동조합 중 한 쪽이 협의를 요구하면 자동적으로 열린다. 협의체에서 사측은 국내외 경영정보를 노조에 제공하고,노조는 유연한 생산체제 구축 등에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다. 지금은 현대차가 생산성 개선작업을 추진해도 노조가 거부할 경우 협의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 울산공장과 아산공장,전주공장,남양기술연구소 등 사업부별 세부 안건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소협의체도 상시 운영하기로 했다. 협의체 위원은 각 공장장 및 노조 대표 등 노사 각각 20명 안팎이다. 다만 임금 및 복지,물량이동 등은 별도 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특별노사협의체를 구성한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사내 안팎의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정부가 노사관계 선진화를 자동차산업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것도 노사 간 머리를 맞대도록 압박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종전의 1회성 노사 합의에서 한발 나아가 노사협의체를 상설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장규호 공보부장은 "특별노사협의체 안건이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사 간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부터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말엔 공장별 생산물량을 수시로 논의할 수 있는 물량대책위원회를 상설화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도요타 폭스바겐 등 글로벌 경쟁사들처럼 유연한 생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