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포럼] 증시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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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흔히 내일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는 귀신도 모른다고 한다. 주가는 너무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는 데다 시장은 똑같은 재료에 대해서도 그 때 그 때 다른 반응을 보이는 만큼 주가의 향방을 섣불리 예단할 수 없음을 일컫는 말이다. 그래서 주식투자는 예측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증시 분석은 참으로 단순하다. 기술적 분석이니 기본적 분석이니 하는 것이 별로 필요 없다. 그저 외국인만 쳐다보면 된다. 외국인이 사면 주가가 오르고 그들이 팔면 내리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우리 증시를 쥐락펴락한 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런 현상은 최근들어 더 심해졌다. 지난해 하반기 외국인이 주식을 공격적으로 팔아대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은 다 잘 아는 사실이다. 올 들어서도 외국인 매매동향과 코스피 지수는 며칠을 제외하고는 거의 그림자처럼 똑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증권사 중에는 '향후 시장은 외국인의 매수 여부에 달렸다'는 리포트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놓는 곳이 한 둘이 아니다. 언론들도 시장이 오르면 '외국인이 돌아왔다'며 마치 왕이라도 귀환한 듯 호들갑을 떤다.
사실 국내 증시의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은 2004년 42%로 고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축소됐다. 최근엔 28% 정도로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수치는 주요 33개국 평균 정도로 이제는 우리 시장에서 외국인 지분이 다른 나라에 비해 유달리 높지도 않다. 그런데도 우리 시장은 유독 외국인에 의해 휘둘리는 데다 그 정도까지 오히려 점점 심해지고 있다. 왜 그럴까 ?
우선 외국인 매매패턴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수년간 외국인들의 매매회전율은 급격히 높아졌다. 이는 종전과 달리 이들이 단기 거래를 많이 한다는 뜻이다. 그 결과 지분감소에도 불구,외국인 거래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져 지난해는 25%를 넘어섰다. 거래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은 시장 영향력이 커졌다는 얘기다. 실제 외국인 순매수와 코스피지수 등락률 간 상관계수는 2006년 0.0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0.29로 급등했다.
우리 시장이 외국인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 스스로에 있다. 소위 '외국인 따라하기'로 불리는 뇌동매매가 바로 그것이다. 외국인은 우리가 모르는 고급 정보나 선진 투자기법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무조건 그들을 추종하는 식의 매매는 개인 기관할 것 없이 우리시장에 만연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종전과 달리 단기거래를 많이 한다는 건 이제 그들이 정보에서 크게 앞서지 못한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한다. 장기투자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치고 빠지는 식의 투기거래에 많이 의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이들만 졸졸 따라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개방경제 하에서 외국인 투자나 세계 증시 동조화를 막을 길은 없다. 그러나 우리 증시의 종속 현상을 우리 손으로 더욱 조장하는 일만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실력을 쌓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래야 개인들도 기관을 믿고 돈을 맡길 것이고 이런 돈이 한푼 두푼 모아져 증시의 버팀목도 될 수 있다. 수수료 챙기기에만 열중하면서 어설프게 외국인을 따라하다 소중한 고객 돈을 까먹는 일이 계속 반복된다면 증시 독립은 요원할 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증시 분석은 참으로 단순하다. 기술적 분석이니 기본적 분석이니 하는 것이 별로 필요 없다. 그저 외국인만 쳐다보면 된다. 외국인이 사면 주가가 오르고 그들이 팔면 내리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우리 증시를 쥐락펴락한 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런 현상은 최근들어 더 심해졌다. 지난해 하반기 외국인이 주식을 공격적으로 팔아대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은 다 잘 아는 사실이다. 올 들어서도 외국인 매매동향과 코스피 지수는 며칠을 제외하고는 거의 그림자처럼 똑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증권사 중에는 '향후 시장은 외국인의 매수 여부에 달렸다'는 리포트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놓는 곳이 한 둘이 아니다. 언론들도 시장이 오르면 '외국인이 돌아왔다'며 마치 왕이라도 귀환한 듯 호들갑을 떤다.
사실 국내 증시의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은 2004년 42%로 고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축소됐다. 최근엔 28% 정도로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수치는 주요 33개국 평균 정도로 이제는 우리 시장에서 외국인 지분이 다른 나라에 비해 유달리 높지도 않다. 그런데도 우리 시장은 유독 외국인에 의해 휘둘리는 데다 그 정도까지 오히려 점점 심해지고 있다. 왜 그럴까 ?
우선 외국인 매매패턴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수년간 외국인들의 매매회전율은 급격히 높아졌다. 이는 종전과 달리 이들이 단기 거래를 많이 한다는 뜻이다. 그 결과 지분감소에도 불구,외국인 거래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져 지난해는 25%를 넘어섰다. 거래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은 시장 영향력이 커졌다는 얘기다. 실제 외국인 순매수와 코스피지수 등락률 간 상관계수는 2006년 0.0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0.29로 급등했다.
우리 시장이 외국인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 스스로에 있다. 소위 '외국인 따라하기'로 불리는 뇌동매매가 바로 그것이다. 외국인은 우리가 모르는 고급 정보나 선진 투자기법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무조건 그들을 추종하는 식의 매매는 개인 기관할 것 없이 우리시장에 만연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종전과 달리 단기거래를 많이 한다는 건 이제 그들이 정보에서 크게 앞서지 못한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한다. 장기투자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치고 빠지는 식의 투기거래에 많이 의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이들만 졸졸 따라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개방경제 하에서 외국인 투자나 세계 증시 동조화를 막을 길은 없다. 그러나 우리 증시의 종속 현상을 우리 손으로 더욱 조장하는 일만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실력을 쌓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래야 개인들도 기관을 믿고 돈을 맡길 것이고 이런 돈이 한푼 두푼 모아져 증시의 버팀목도 될 수 있다. 수수료 챙기기에만 열중하면서 어설프게 외국인을 따라하다 소중한 고객 돈을 까먹는 일이 계속 반복된다면 증시 독립은 요원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