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오는 10일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1분기 '어닝 시즌'이 본격화된다.

증권업계에선 최근 주요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당초 예상보다 상향 조정되고 있어 실적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서는 '턴 어라운드'주들이 시장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업실적은 당초 예상보다는 낫다고 하지만 증가세로 반전될 정도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증권은 기업 분석 대상 198개사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 스타트를 끊는 포스코 사정도 좋은 편은 아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의 1분기 영업이익(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전년 동기 대비 54.78% 감소한 5759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1분기 실적 부진은 상당부분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태여서 종목별로 시장 전망보다 얼마나 나은 실적을 내놓을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윤석 CS 전무는 "경기가 바닥권에 있는 상황에서 1분기 실적은 후행적인 지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1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는 '턴 어라운드'주가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 제품의 수급 상황이나 가동률이 급격히 회복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2분기 실적 전망을 어떻게 제시할지가 큰 관심이다.

한편 9일 옵션만기일은 수급상 다소 부담이 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8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매수차익거래 잔액 중 일부가 이번 주 본격적으로 청산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최근 한 달 동안 1조6000억원 이상 순유입되면서 청산되지 않고 쌓여 있는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액은 8조1500억원대로 높아졌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한 달간 유입된 차익거래 잔액은 시장베이시스가 좁혀질 경우 곧바로 청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LG화학이 지난달 30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여서 그 전에 들어온 매수차익거래 잔액은 코스피200지수와 추적오차(트래킹에러)를 감안할 때 쉽게 청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경우 2500억~3000억원 정도가 단기에 청산될 물량으로 분석된다.

1200선 돌파 이후에도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매매 동향도 주목된다. 투신을 비롯한 기관은 2일 4422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하는 등 지난 주말까지 나흘간 총 665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1150~1200선에 도달하면 어김없이 매도 우위로 돌아서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아 온 기관이 이번에는 조금 달라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순매수 기간이 짧기는 하지만 지난 5개월간 지속돼 온 박스권 매매를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매매 패턴의 변화는 그간 반등 국면에서 뒤처진 기관들이 뒤늦게 매수에 가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심리 개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관이 본격적인 매수 주체로 부각될 경우 증시에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 결산 법인들의 배당금이 속속 지급되면서 이들 자금이 증시로 다시 유입될지 관심이다. 이번 주(6~10일) 12월 결산 상장법인 가운데 138개사가 1조5733억원의 배당금을 푼다. 현대중공업의 배당금이 38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미포조선 1000억원,SK 925억원,삼성물산 806억원 등의 순이다.

서정환/강지연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