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일 인공위성 '광명성 2호'를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 데는 실패했지만 북한의 위성 발사체 기술에서는 한국보다 10년 정도 앞선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우주 기술은 크게 발사체 기술과 인공위성 기술로 나뉜다. 인공위성 기술에서는 우리가 6기의 인공위성을 궤도로 쏘아올려 북한에 크게 앞선다.

발사체의 경우 우리나라는 오는 7월에야 자체 기술로 100㎏급 소형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이름은 한국형 발사체 'KSLV-Ⅰ'. 그러나 아직까지 이 발사체의 핵심 기술은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KSLV-I은 2단 로켓으로 구성된 발사체다.

1단은 액체 추진기관 로켓이고 2단은 고체 추진기관이다. 2단의 경우 완전한 우리 기술로 개발,제작됐다. 그러나 1단은 대형 액체 추진기관 기술이 없어 러시아에서 기술 협조를 받고 있다. 북한은 이 액체 추진기관 기술에서 어느 정도 국산화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오는 2017년에야 발사체 기술을 완전 국산화해 인공위성을 궤도에 쏘아올릴 예정이다. 북한에 비해 10년 가까이 발사체 기술이 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렇게 한국보다 발사체에서 앞서게 된 것은 1970년대 후반부터 중국 소련의 군용 액체로켓을 지속적으로 개량해 발사체 개발에 의욕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북한은 1984년 스커드-B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다. 한 ·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사거리 3000㎞ 이상의 중거리 미사일(IRBM)을 실전 배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거리 6000㎞ 이상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 능력이 있을 것으로 추정해 왔다.

북한이 발사한 로켓의 2단 추진체의 낙하 지점이 애초 예고된 무수단 발사장 기점 3600㎞에는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1998년의 대포동 1호보다 더 멀리 낙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ICBM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사한 1단계 로켓은 2006년 발사됐던 대포동 2호보다 5m가량 길어진 40m이며 성능 또한 개선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단계 로켓이나 고체연료 추진체로 구성된 3단계 또한 개량이 상당 부분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로켓 추진체를 일정 궤도까지 올렸더라도 우주발사체를 다시 군사용 탄도미사일로 바꾸는 데는 탄두 설계 및 장착 기술,탄도 재진입시 마찰열 감소를 위한 기술,항법 · 유도장치 기술 등이 추가로 개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2월 위성체 발사에 성공한 이란의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됐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인공위성 제조 및 운용 기술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북한을 한참 앞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발사체는 물리 화학 재료 등 장기간의 기초기술 연구가 중요하지만 인공위성의 경우는 전자 전기 기계 광학 등 우리나라가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응용기술과 산업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동회/황경남 기자 kugija@hankyung.com

● 北 로켓관련 용어

◆광명성 2호='광명성 2호'는 북한이 자체 개발한 시험통신위성이다. 광명성은 백두산 밀영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태어날 때 '광명성'이란 별이 이곳을 비춰 이 별의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북한은 1998년 축구공 크기만한 광명성 1호를 발사했다. 북한은 당시 '광명성 1호'가 위성 궤도에 진입했다고 밝혔지만 우리 정보당국은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은하2호=이번에 발사된 인공위성 '광명성 2호'를 실어나른 우주발사체.1988년 발사된 '광명성 1호'의 운반 로켓은 '은하 1호'가 아닌 '백두산 1호'였다.

◆대포동 2호=북한이 자체 개발한 장거리 미사일로 무수단리의 옛 지명(대포동)을 따서 붙였다. 1998년 8월 사거리 2500㎞의 대포동 1호를 인공위성 '광명성 1호'라고 주장하면서 쏘아올렸다. 대포동 2호는 1호를 개량한 것으로 사거리가 1호의 3배 가까이 된다.

◆우주발사체=인공위성을 우주 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한 추진체다. 탄도미사일 및 관측로켓과 유사한 구조이며 탄두 부분에 위성을 탑재한다. 탄두가 실려 있으면 미사일이고 인공위성이 실려 있으면 우주발사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