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 홍. 이름 만큼이나 독특한 이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예 전세홍이 파격적인 연기로 연일 화두를 낳고 있다.

2003년 미스유니버시티 특별상을 수상한 경력을 가진 전세홍은 영화 ‘실종’에서 연쇄살인마에게 납치되는 캐릭터를 맡아 노출, 폭력 등 파격적인 연기로 본격적인 스크린 활동을 예고하고 있는 것.

인터뷰 당일에도 하루 종일 인터넷에는 ‘전세홍’과 관련한 네티즌들의 반응으로 검색어 1위를 기록해 사뭇 색다른 기분을 선사하기도 했다.

특히 관객들의 뇌리에 강인한 인상을 심어준 납치녀 캐릭터와는 달리, 소탈하고 털털한 성격의 그녀는 귀여운 ‘말괄량이’를 꿈꾸는 순수한 새내기 배우였다.



★ 세상 물정 모르던 ‘부산’ 여학생, 고 3때 연기학원 등록해

전세홍의 어릴 적 꿈은 배우가 아니였다. 그러나 배우가 아닌 것도 아니다. 막연히 ‘내가 성인이 되면 저 일을 하고 있겠지’라며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부산에서 자란 전세홍은 주변 지인들의 도움조차 구할 수 없었던 상황으로, ‘영화과’ 진학을 목표로 공부에만 매진하고 있었던 차였다.

“영화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연기자 말고 영화배우요.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했죠. 그런데 영화과에 진학하려면 실기를 봐야 한다는 거예요. 그때가 고 3이었는데 말이에요. 시험일을 6, 7개월 앞두고 입시학원을 등록한 거예요. 글쎄.”

그러나 난관은 또 다시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부모님의 심한 반대. 그러나 1년 간 부모님과 사투(?) 끝에 허락을 받아낸 전세홍은 상명대학교 영화과에 진학해 배우로서의 꿈에 한발 짝 다가서게 된다.



★ ‘미스유니버시티 대회 출신’ 이력? 또 하나의 필모그라피

전세홍의 연기 데뷔는 각고의 노력 끝에 이뤄졌다. 대학교 2학년 때 교수님의 추천으로 ‘미스유니버시티’ 대회에 출전해 특별상이라는 선전을 펼쳤지만 미스코리아 대회나 미스 춘향 등과는 달리, 연예계 입문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었다.

특히 연기자가 되기 위해 출전한 대회도 아니었기에 그녀는 과감히 ‘나 홀로’ 홍보에 돌입, 과선배들의 인맥을 통해 캐스팅 정보를 얻어 오디션을 보러 다니기를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영화과에 진학하면 영화에 대한 연기 수업을 비롯해 많은 부분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내 생각과 대학 생활은 너무 달랐죠. 그래서 선배들이 만든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면서 연극 무대도 서고 대학 졸업 후 수없이 오디션 보러 다니고… 그러다 지금의 소속을 만나 이번 영화에 출연하게 됐죠.”



사실 전세홍은 이번 영화 ‘실종’을 통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하루아침 스타’로 주목받고 있지만, 2005년 영화 ‘댄서의 순정’을 시작으로 ‘달콤, 살벌한 연인’, ‘첫사랑’ 등에 단역, 조연으로 출연하며 연기의 단계를 밟아간 ‘스텝 바이 스텝’ 배우다.

그 연기력을 바탕으로 문성근, 추자현이라는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 한 영화 ‘실종’에서 관객들을 흡수하는 흡입력을 선보이며 ‘신예 전세홍’, ‘전세홍 노출 투혼’, ‘전세홍 파격 연기’ 등 이슈를 낳고 있는 것.

특히 전세홍은 여타 미인대회 출신 연예인들의 데뷔와는 달리, 연기로서 이슈를 낳은 후 ‘미스유니버시티 출신’이 부각되며 ‘몸매가 아름다운’, ‘빼어난 각선미’ 등 장점도 덧붙여져 더욱 인기를 모으고 있다.

“미인대회 출신이 제 이름 앞에 나올 줄은 몰랐어요. 데뷔를 위해 출전한 것도 아니었고, 2003년 일이니까요. 하지만 기분은 좋죠. 외모에 대해서도 더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보다 전세홍이라는 배우를 알리는데 장점이 또 하나 생긴 거잖아요.”



★ 연기에 목마른 ‘그녀’, ‘노출이 아닌 현아’에 매료되다!

영화 ‘실종’은 전세홍에게 있어 처녀작이자 첫사랑이자 첫 작품, 그리고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단다.

그도 그럴 것이 극중 연쇄살인범(문성근)에게 납치되는 매력적인 여대생 ‘현아’ 역으로 출연한 그녀는 문성근의 카리스마 연기를 빨아들이며 극의 또 다른 중심축으로 한 시간 넘는 분량 동안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기 때문.

특히 극중 파격적인 노출 연기와 알몸 투혼, 과격한 폭행 신등을 과감하게 소화한 그녀의 열연에 관객들은 ‘부라보’를 외쳤다.

하지만 ‘납치된 피해자의 아픔’이 아닌, 극중 자극적인 장면만이 부각되며 ‘노출’에만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에 있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노출이다 뭐다 이슈가 된다는 점은 좋은 일이기도 하죠. 하지만 저는 3년을 기다리다 오디션을 통해 당당히 따낸 역할이에요, ‘알몸-노출’ 보다는 ‘불쌍하고 여린 현아’의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고 출연을 결정했어요. 시나리오를 본 후 1시간 만에 ‘반드시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노출 연기를 선보인 전세홍이 아닌 납치된 피해자로서 범인 앞에 마냥 여리기만한, 불쌍하고 연약한 연기를 선보인 전세홍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라는 말 또한 덧붙였다.


★ 쌓여가는 스크랩북처럼 연기력도 쑥쑥 쌓인 배우 전세홍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무작정 등록한 학원에서 연기를 배우고, 영화과를 진학해 연기를 배우고, 다리품을 팔아 홀로 오디션을 보러 다니며 연기를 배운 ‘연기가 마냥 좋은’ 전세홍.

길지만은 않았던 연기 공부를 뒤로하고 연기력을 인정받는 이유에는 연기파 선배들의 대사들을 스크랩해 홀로 피나게 연습하는 과정이 그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영화 ‘연애의 목적’에서 강혜정 선배의 대사로 오디션을 많이 봤죠.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마다 귀에 박히는 대사들은 스트랩해 놓고 직접 연기해봐요. 그게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화려한 외모나 청순한 얼굴 보다는 ‘각도에 따른 외향’을 지난 독특한 매력의 전세홍. 그녀의 꿈은 하나의 이미지가 아닌 선배 손예진처럼 팔색조의 배우가 되는 것이란다.

“아직은 연기에 목마르죠, 사실 연기 못한다는 소리도 많이 듣거든요. 하지만 이제 시작하는 단계니까(웃음). 앞으로는 더욱 연기를 잘해 하나의 국한된 이미지가 아닌 여러 가지를 다 뽑아낼 수 있는 연기자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외로움을 많이 타는,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어린 양, 예쁘게 봐주세요(웃음).”

뉴스팀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