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남궁련 전 대한조선공사 회장의 맏아들 남궁호씨(68) 등 유족은 부친이 평생 수집한 문화재 중 256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기증 유물 가운데 가장자리가 굴곡진 원형 몸체에 도깨비 얼굴 모양의 통풍구를 낸 '귀면청동풍로'(국보 제145호)는 독특한 양식으로 주목받았고 고려청자 110점과 조선시대 분청사기,백자 등도 최고 수준의 걸작으로 평가받았다.

또 부산 이성동 내과의원장 이성동씨(63)는 지난해 6월 현존 최고(最古)의 국어사전인 1925년판 《조선어사전》을 이 박물관에 기증했다.

이것은 경성사범학교 훈도였던 심의린이 편찬한 《보통학교 조선어사전》 중 1925년 10월 서울 이문당(以文堂)에서 발간한 초판본으로 국어사전의 역사를 5년이나 앞당겼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946년 문을 연 이래 이처럼 기증받은 유물은 총 2만6000여점.240여명이 애지중지 간직해 온 유물을 선뜻 내놓았고 60여명은 박물관 발전을 위한 후원금을 기부했다.

이들 기증 · 기부자 300여명의 명패가 박물관 2층 기증관 영상실 입구 벽에 걸렸다. 기증관 영상실을 '명예의 전당'으로 명명하고 보다 많은 관람객에게 그 뜻을 알리기 위해 거울못 옆 열주(列柱)와 도서관 입구 등에 흩어져 있던 기증 · 기부자 명패를 한곳에 모은 것.

국립중앙박물관은 30일 오후 5시 '명예의 전당' 현판식을 갖고 '기증 · 기부자의 밤' 행사를 마련한다. 2005년 용산 이전 후 기증받은 주요 문화재 200여점을 전시하는 테마전 '기증으로 꽃피운 문화재 사랑' 전시회도 개최한다.

이 테마전에는 '귀면청동풍로'와 《조선어사전》을 비롯해 안익태 기념재단이 기증한 '안익태 친필 애국가 악보',일본인 고미술품 수집가 후지이 다카아키가 기증한 '한글이 쓰인 18세기 찻사발' 등이 전시된다.

또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은 이날 청자분합과 철화유병을 비롯한 고려시대 화장용기 등 문화재 200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고 윤장섭 호림박물관 이사장은 박물관 후원금 1억원을 사단법인 국립중앙박물관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SK에너지도 국립중앙박물관 및 국립중앙박물관회의 각종 사업을 지원키로 하고 올해 우선 1억원을 후원하는 협약을 이날 체결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