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 · 관계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박 회장에게서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서갑원 민주당 의원이 26일 소환통보에 불응하자 재통보하겠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오는 30일까지는 의정일정이 차 있다"는 내용의 연기 사유서를 제출하고 불출석했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임시국회가 시작하는 4월1일 이전까지 출석하도록 재통보하고 또 다시 불응한다면 다른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K 한인식당에서 박 회장의 돈 수만달러를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합법적인 정치자금 이외에 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또 "검찰의 출석 요구에 협조하겠으며 여러 정치적 사정을 감안해 검찰과 출두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공문을 보내 서 의원의 소환 연기를 공식 요청했다.

중수부는 의혹이 제기된 현역 의원들을 소환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다. 권경석 한나라당 의원 등이 이번 주 소환자로 거론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친노그룹을 정조준하면서 여권 인사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 필요성까지 거론하는 등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양상이 전개되자 친노그룹은 수사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