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시운전에 돌입한 서울 지하철 9호선.고액연봉자가 많이 근무하는 금융중심지 여의도와 반포 논현 등 강남 부촌(富村)을 통과하기 때문에 상징색인 '골드'를 차용,'골드라인'이라고도 불린다. 지하철 9호선에는 이런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승객들을 세심하게 배려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넓어진 좌석

전동차의 구조와 좌석 수는 기존 지하철과 같다. 옆으로 이어진 7인용 벤치형 좌석이 양쪽으로 3개씩 6개가 있고,경로석이 3개씩 네 모퉁이에 있다. 기존 10량에서 4량만 운행되는 전동차의 총 좌석 수는 216석.좌석 수는 같지만 좌석 폭을 기존 지하철보다 넓힌 게 큰 특징이다.

◆줄어든 선반

객실당 8개씩 설치됐던 선반은 4개로 줄었다. 불필요한 물건을 쌓아 두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대신 좌석 밑 공간을 비워둬 앉아서 이동하는 승객들은 우산 등을 의자 아래 쪽에 넣어 둘 수 있다.

◆여성을 배려한 손잡이

열차 한 량에 설치된 손잡이는 총 64개다. 이 중 32개는 높이가 160㎝로 기존 손잡이보다 10㎝가량 낮다. 키가 작은 여성승객,어린이 등을 위한 배려다.

◆사라진 객실 간 통로문

장애인 및 노약자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객실과 객실을 연결하는 통로문이나 턱 자체를 아예 없앴다.

◆소음은 최소화

객실 간 통로문은 없어졌지만,차량과 차량 사이는 고무 주름막으로 연결돼 외부 바람이나 소음을 차단했다. 여기에 첨단 무인 운전시스템이 적용돼 지하철 내 소음은 기존 지하철의 85㏈(데시벨)에서 78㏈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좁아진 차량-플랫폼 거리

"차량 간격이 넓으니 타고 내리실 때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방송은 9호선에서는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차량과 역 플랫폼 간격을 기존 지하철 일부 역보다 절반가량 줄어든 5㎝로 통일시켰기 때문이다.

9호선 일부 역에서는 플랫폼 폭을 차량이 통과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시공해 놓은 뒤 양 측면을 잘라내는 첨단 공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