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성난 상인들 요즘은 웃음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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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현대화사업 이끄는 김주수 농수산물公 사장
"화물차등록제를 실시해 주차 수요를 줄이고,가락시장 중앙로 통행의 걸림돌인 좌판상을 단속했던 것은 모두 상인들로부터 욕먹을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장과 상인들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에 개의치 않았습니다. "
농림부 차관 출신인 김주수 농수산물공사 사장(57)은 "2년여 동안 내세울 업적이 너무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행시 18회 출신인 김 사장은 농림부 식량정책국 유통정책국 축산국 등 주요 부서를 거친 뒤 차관까지 올라 농산물 유통 관련 법령과 업무를 줄줄이 꿰고 있다. 2006년 9월 취임한 그에게 가락시장 등을 관리하는 게 주업무인 농수산물공사 사장 자리는 '또 다른 세계'였다.
"관료생활을 수십년 했어도 현장을 제대로 알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정책만 다루다 하루 2만여명이 북적거리는 현장에 오니 처음엔 정신이 하나도 없었죠."
김 사장이 '관료 물'을 빼기 위해 택한 방법은 가락시장의 '야전사령관'이 되는 것이었다. 취임 후 1년 동안 일주일에 두세 번 등산화를 신고 48만여㎡ 규모의 가락시장을 꼼꼼히 돌아보며 문제점을 파악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김 사장은 임기 중 최우선 과제로 시장 물류 기능의 정상화를 꼽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쟁'에 돌입했다.
취임 초기 산지에서 올라온 대형 트럭 100여대가 가락시장 주도로인 중앙로를 점거하면 가락시장 내부뿐 아니라 주변 지역까지 교통이 마비되는 현상이 매일같이 벌어지곤 했다. 여기에 1000여명의 좌판상까지 도로로 내려오면서 혼란이 더해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사장은 차량등록제를 도입했다. 가락시장에 정기적으로 드나드는 차량은 반드시 등록을 하도록 하고 등록 차량에 한해 산지에서 물건을 갖고 올라온 대형 트럭의 경우 11시간까지,일반 영업용 트럭은 3시간까지만 무료 주차를 허용해줬다. 주차요금 또한 대당 월 4만원에서 12만원으로 3배나 올렸다. 가락시장의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문제도 많이 개선됐다. 김 사장이 무 · 배추 포장화에 소매를 걷어붙이면서 취임 전 연간 14만t 수준이던 쓰레기 배출량이 작년에는 7만3000t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김 사장은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가 돼서야 겉으로 자랑할 만한 새 도전에 나섰다. 친환경 식자재 공급사업과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농수산물공사는 이달부터 서울시내 초등학교 25개교에 가락시장의 친환경 농산물을 시범적으로 납품하기 시작했다. 농산물 식자재 공급업체 가운데 농수산물공사가 인증한 곳에서 생산하는 상품을 일선 학교에 공급하는 이 사업은 아이들 건강을 최우선적으로 챙기는 부모들로부터 벌써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농수산물공사는 내년 예정인 강서시장 친환경급식센터 개장을 계기로 공급 대상 학교도 250개 이상으로 확 늘릴 계획이다.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도 본격화한다. 올 7월 기본계획 수립 뒤 10월부터 실시설계에 들어가며,내년 10월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기가 9월까지라 아쉽게 가락시장 재건축 시작을 못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임기 내내 그랬던 것처럼 현대화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티나지 않게'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송종현/서보미 기자 scream@hankyung.com
농림부 차관 출신인 김주수 농수산물공사 사장(57)은 "2년여 동안 내세울 업적이 너무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행시 18회 출신인 김 사장은 농림부 식량정책국 유통정책국 축산국 등 주요 부서를 거친 뒤 차관까지 올라 농산물 유통 관련 법령과 업무를 줄줄이 꿰고 있다. 2006년 9월 취임한 그에게 가락시장 등을 관리하는 게 주업무인 농수산물공사 사장 자리는 '또 다른 세계'였다.
"관료생활을 수십년 했어도 현장을 제대로 알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정책만 다루다 하루 2만여명이 북적거리는 현장에 오니 처음엔 정신이 하나도 없었죠."
김 사장이 '관료 물'을 빼기 위해 택한 방법은 가락시장의 '야전사령관'이 되는 것이었다. 취임 후 1년 동안 일주일에 두세 번 등산화를 신고 48만여㎡ 규모의 가락시장을 꼼꼼히 돌아보며 문제점을 파악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김 사장은 임기 중 최우선 과제로 시장 물류 기능의 정상화를 꼽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쟁'에 돌입했다.
취임 초기 산지에서 올라온 대형 트럭 100여대가 가락시장 주도로인 중앙로를 점거하면 가락시장 내부뿐 아니라 주변 지역까지 교통이 마비되는 현상이 매일같이 벌어지곤 했다. 여기에 1000여명의 좌판상까지 도로로 내려오면서 혼란이 더해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사장은 차량등록제를 도입했다. 가락시장에 정기적으로 드나드는 차량은 반드시 등록을 하도록 하고 등록 차량에 한해 산지에서 물건을 갖고 올라온 대형 트럭의 경우 11시간까지,일반 영업용 트럭은 3시간까지만 무료 주차를 허용해줬다. 주차요금 또한 대당 월 4만원에서 12만원으로 3배나 올렸다. 가락시장의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문제도 많이 개선됐다. 김 사장이 무 · 배추 포장화에 소매를 걷어붙이면서 취임 전 연간 14만t 수준이던 쓰레기 배출량이 작년에는 7만3000t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김 사장은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가 돼서야 겉으로 자랑할 만한 새 도전에 나섰다. 친환경 식자재 공급사업과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농수산물공사는 이달부터 서울시내 초등학교 25개교에 가락시장의 친환경 농산물을 시범적으로 납품하기 시작했다. 농산물 식자재 공급업체 가운데 농수산물공사가 인증한 곳에서 생산하는 상품을 일선 학교에 공급하는 이 사업은 아이들 건강을 최우선적으로 챙기는 부모들로부터 벌써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농수산물공사는 내년 예정인 강서시장 친환경급식센터 개장을 계기로 공급 대상 학교도 250개 이상으로 확 늘릴 계획이다.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도 본격화한다. 올 7월 기본계획 수립 뒤 10월부터 실시설계에 들어가며,내년 10월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기가 9월까지라 아쉽게 가락시장 재건축 시작을 못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임기 내내 그랬던 것처럼 현대화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티나지 않게'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송종현/서보미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