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특이한 대진 방식으로 인해 '영원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벌써 세 번째 대결을 벌이게 됐다. 18일 낮 12시(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리는 2라운드 1조 한국-일본의 경기는 4강 진출 티켓이 걸려 있는 중요한 한 판이다.

승자전 결승에서 지더라도 패자부활전이 기다리고 있지만 상대방을 이기고 4강에 선착하고 싶은 것이 양팀 벤치의 심정이다. 관전 포인트를 요약한다.

◆선발투수 대결=이번 한 · 일전 선발로는 봉중근과 다르빗슈가 유력하다.

메이저리그 출신의 좌완 봉중근은 아시아라운드 1,2위 결정전에서 일본 타선을 5와 3분의 1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으로 잠재웠다.

봉중근이 특유의 배짱을 앞세워 5회까지만 버텨준다면 한국에 승산이 있다.

다르빗슈는 193㎝의 큰 키에서 최고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뿌리는 일본 리그 최고투수.

한국전에는 1,2위 결정전에 등판해 1이닝 동안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1안타와 1볼넷을 허용했다. 다르빗슈는 아웃코스 승부를 고집한다는 약점이 있다.

◆불펜 싸움=참가국 중 투수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두 팀은 선발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곧 불펜투수들을 기용한다는 전략이다.

한국팀은 이번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정현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정현욱은 일본을 상대로 1과 3분의 2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고 16일 멕시코전에서는 2와 3분의 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처리했다.

구위를 회복한 김광현도 원포인트로 투입이 가능하고 '필승 계투조'인 윤석민-정대현-임창용이 총출동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도 '한국 킬러'로 불리는 언더핸드 와타나베 순스케,좌완 스기우치 토시야,퍼시픽리그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이와쿠마 히사시,강속구의 마하라 타카히로,최고의 마무리 후지카와 규지까지 몽땅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4번타자의 화력=김태균과 무라타 슈이치의 주포 대결도 관심사다. 김태균은 이번 대회에서 17타수 7안타로 타율 0.412,2홈런,9타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클러치 히터로 거듭났다.

일본과의 1차전에서 140m짜리 2점 홈런을 날렸던 김태균은 1,2위 결정전에서도 결승타를 터뜨렸고 멕시코전에서는 역전 솔로홈런을 포함해 3타점을 쓸어담았다.

지난해 46홈런을 터뜨렸던 일본의 무라타 역시 이번 대회에서 타율 0.333에 2홈런,7타점을 올린 강타자다. 하지만 현재의 컨디션만 비교하면 김태균이 앞서는 분위기다.

◆수비의 안정=큰 경기일수록 수비에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이범호가 3루 주전을 굳히고 수비력이 뛰어난 고영민이 2루를 커버하면서 내야가 안정됐다.

내야가 자리를 잡으면 투수도 안정을 찾을 수 있기에 촘촘한 일본 내야와 대등한 싸움을 벌일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쿠바는 17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라운드 1조 패자전에서 멕시코를 7-4로 제압하고 패자부활전에 올랐다.

쿠바는 19일 한국―일본전 패자와 4강 티켓을 다툰다. 또 베네수엘라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돌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라운드 2조 승자전 결승에서 푸에르토리코를 2-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선착했다. 푸에르토리코는 18일 미국과 한 장 남은 4강 티켓을 놓고 패자부활전을 벌인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