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구 국채보상공원과 광주시청에서 동시에 열린 '제17회 세계 물의 날 기념 자전거 국토대행진'은 전국에서 몰려온 3000여명의 참가자들로 성황을 이뤘다. 광주와 대구의 메인도로는 출정식을 마친 국토대행진 순례단의 긴 자전거 행렬로 보기드문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대구에서 출발한 동부조(대구~서울)와 광주에서 시작한 서부조(광주~서울)는 이날부터 3박4일 동안 각각 335㎞와 315㎞를 달리며 생태보존과 4대강 살리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대국민 캠페인에 돌입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출정식 환영사에서 "2개월 전부터 건강을 위해 자전거를 타 보니 몸도 좋아지고 환경도 보호돼 정말 좋다"면서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를 대구에 유치한 만큼 공무원은 물론 시민들이 마음 놓고 자전거를 타는 에너지 선진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대구국채보상공원에서 계명대 성서캠퍼스 구간을 선두에서 달린 뒤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지하철과 대규모 아파트단지,낙동강 · 금호강변 등에 자전거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조성하고 도심의 교통신호 체계도 자전거 이용에 수월하도록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50대 이상으로 구성된 서울 은평구 자전거 연합회와 은맥동호회 22명이 동부조에 공동으로 참여해 관심을 끌었다. 김사선 은맥동호회 회장(69)은 "전날 회원들과 버스편으로 대구에 도착해 연습삼아 팔공산 송림사~동화사 간 42㎞를 미리 달렸다"며 "4대강 살리기 등 환경보전을 이룬다는 생각에서 최종 목적지인 서울까지 완주하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가족과 같이 참석한 자전거 마니아들도 많았다. 손영준씨(43)와 아들 석민군(12)은 패달을 밟으며 부자의 정을 나눴다. 손씨는 "아들과 주말마다 20㎞ 정도 달리다 보니 건강도 챙기고 아들과의 정도 늘었다"고 즐거워했다. 석민군은 "환절기 때면 감기에 자주 걸렸는데 자전거를 타고나서부터 잔병치레가 없어졌다"고 소개했다.

○…서부조(광주~서울) 자전거 국토대행진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광주광역시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결단식을 갖고 3박4일간의 대장정에 올랐다. 일부 참가자들은 임실군 덕치면 오르막길에서 다리에 가벼운 경련을 일으켜 대회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지만 응급처치 후 모두 무사히 목적지인 전주에 도착했다.

서부조 단장을 맡은 녹색자전거봉사단연합 한만정 대표는 "자전거는 친환경 운송수단이자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상징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여러분 모두가 적극적인 홍보대사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부조 자전거 국토순례단은 광주~담양~순창~전주에 이르는 코스 내내 시민들의 따듯한 환영을 받았다. 특히 광주의 경우 지난 14일 광주YMCA가 자전거타기 캠페인을 벌이는 등 최근 지역 내 자전거를 주제로 한 환경행사가 많이 열린 탓인지 연도의 시민들이 순례단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대구=신경원 · 김태현/광주=최성국 기자 shinkis@hankyung.com